증권
메가박스 中컨소시엄에 팔려
입력 2014-12-25 04:02 
중국의 토종 투자전문회사 오리엔트스타캐피털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국내 3위 멀티플렉스 영화관(복합상영관) 메가박스를 인수한다. 국내 영화관 체인이 외국 자본에 넘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한류 콘텐츠 사업 진출과 메가박스의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 다만 우선매수권을 가진 2대주주 제이콘텐트리가 30일 내에 중국 컨소시엄과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면 지분 100%를 확보해 메가박스의 새 주인이 될 수 있어 행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 최대주주인 맥쿼리펀드는 이날 중국계 투자사 오리엔트스타캐피털, 미디어·게임 분야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메가박스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번 컨소시엄은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노리는 한편 메가박스를 통해 한·중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오리엔탈스타캐피털은 중국의 토종 투자 전문회사로 그동안 다수의 미디어·게임회사 투자와 과학기술·미디어·통신(TMT) 산업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해왔다.
중국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지분 100% 기준으로 57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메가박스의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510억원의 11배 수준이다. 현재 메가박스 최대주주는 맥쿼리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인 한국멀티플렉스(KMIC)로 전체 지분의 50%를 들고 있는데 2대주주 제이콘텐트리 등 나머지 지분도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공동 매각권(tag-along)을 행사해 지분 100%를 팔 수 있다.

하지만 제이콘텐트리 측은 중국 컨소시엄 측이 제시한 같은 조건으로 맥쿼리펀드 보유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이를 행사할 경우 지분 100%를 확보해 메가박스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계약 내용을 전달받은 뒤 한 달 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회신해야 하고 그 시점부터 두 달째가 되는 내년 3월 24일까지 잔금을 완납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상관없이 맥쿼리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한 국민연금, 행정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도 2007년 메가박스를 2700억원에 인수한 지 7년여 만에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이한나 기자 / 강두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