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초과이익환수 유예로 재건축 ‘활기’
입력 2014-12-25 04:02  | 수정 2014-12-25 18:02
재건축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어 부동산 3법 통과 수혜가 예상되는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전경. [매경DB]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할까봐 12월 마감으로 급히 관리처분안을 만들고 있었는데 유예돼 차분하게 계약 내용을 점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말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보자고, 축하하는 조합원들 전화가 여럿 오고 있습니다.”(이승희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 조합장)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3년 유예 등 이른바 ‘부동산 3법 이 국회 국토교통위를 통과해 오는 29일 본회의 문턱을 무난히 넘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가라앉았던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초과이익환수가 3년간 유예되고 분양가상한제 규제도 없어지면 재건축 사업을 좀더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된 만큼 단기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3년 유예 소식이 전해지면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특히 사업시행인가가 끝나고 관리처분인가가 나기 전까지, 향후 3년 내에 착공 및 일반분양에 들어갈 수 있는 둔촌주공, 개포주공, 신반포 일대, 잠실5단지, 고덕동 일부 단지 등이 집중적으로 수혜를 받는다며 들떴다.
이승희 개포시영 조합장은 초과이익환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안을 급하게 만들고 있었는데 이번 유예를 계기로 시공사와의 본계약 내용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관리처분총회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애초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 부담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총회를 무조건 12월까지 신청해야 했지만 여유가 생긴 만큼 시공사와의 협상에서 좀더 조건들을 따져볼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서울시내 가장 뜨거운 일반분양 단지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일대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도 기대가 크다. 김진언 신반포6차 재건축 조합장은 미뤄졌던 준비총회를 연초에 여는 쪽으로 조합원 의견을 취합 중”이라고 말했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조합원 물량을 유지할지 일반분양분을 노릴지를 놓고 전략을 상담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반포동 사주와부동산 관계자는 내년에 반포에서만 일반분양이 1000가구 넘게 나오는데 대부분 소형이어서 청약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가 상승에도 한계가 있어 목돈이 한번에 드는 조합원 아파트와 일반분양 중 어느 것을 취하고 매도 시기를 언제로 볼지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강남의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이 일반분양가를 당장 올리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좋은 자재를 써 고급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시장 수요가 받쳐줘야 하고 재건축 절차상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까지 푼 상황에서 주택경기가 다시 침체되면 더 이상 정부가 쓸 카드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경제성장률 등 기초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기존주택까지 매매 열기가 이어질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업이 본격 속도를 내는 둔촌주공아파트를 제외한 일선 중개업소 반응은 미지근하다. 개포동 태양공인 관계자는 워낙 비수기여서 당장은 반응이 별로 없고 추석 이후 약세를 보이던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정도”라며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41㎡형은 지난 9월에 7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이 2주 전에 6억7000만원까지 내려와 거래됐는데 지금은 호가가 6억8000만원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 우방공인 관계자는 이른바 ‘우선미라고 불리는 우성, 선경, 미도아파트가 재건축을 앞두고 이번 법안 통과에 귀가 솔깃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 경기가 안 좋아서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같지는 않지만 이전보다는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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