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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다큐멘터리 영화’③] 박경근 감독 “‘철의 꿈’ 잇는 군대 프로젝트 준비 중”
입력 2014-12-24 13:56 
사진제공=영화사 진진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철의 꿈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 된 그림인 울산 암각화 속 고래가 세계적 규모의 조선소가 되기까지 시공간의 흐름을 되짚어보는 작품이다. 지난 11월13일 개봉해 대중을 만났다.

헤어진 여자친구 승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독백은 초반부터 시선을 모은다. 나지막하게 승희를 부르며 자신 역시 그를 따라 신을 찾겠다는 남자의 음성에선 슬프지만 애절함이 묻어난다.

울산 암각화 고래로 시작해 조선소와 거대한 배로 끝나는 이야기는 신선하다. 무엇보다 친절한 대사 없이 내레이션의 연속, 영상과 OST의 조합이 낯설지만 새롭다.

영화를 볼 때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이미지와 사운드를 잊고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건 영화를 체험하게 돕는 이미지와 사운드가 좋다는 것이다. 즉 이미지와 사운드 특수성을 관객들이 체험하는 게 영화의 본질이라 생각한다. 스토리에만 익숙해져있기에 이미지와 사운드만 있는 경우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다. 관객의 무의식에 다 들어있다. 난 이런 의식을 거꾸로 생각해 ‘철의 꿈은 스토리가 아닌 이미지와 사운드에 집중했다.”

너무 이미지와 사운드에만 집중했기에 일부 관객들은 ‘철의 꿈 많이 낯설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지와 사운드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고, 전과 달랐던 작품의 등장이라 오히려 이목을 끌기엔 좋다.

조선소 건설로 인해 바다의 신이었던 고래를 점점 잊고 또 다른 신인 배를 우상으로 여기는 점이 감각적이면서 씁쓸하다. 다소 추상적이기에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철의 꿈은 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이해도와 해석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본래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끝에 대한 이야기다. 산업화와 시대의 끝 말이다. 초반 불교에 대한 영상이 나오는데 이는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것이다. 감독의 입장에서 이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스스로 해설하도록 했다. 또한 다소 미학적인 이야기일수도 있다. 보통의 그림은 그 시대가 끝나고 난 다음의 시대에서 나오곤 한다. 즉 산업화가 끝나고 다른 사회가 진행되어야 산업화에 대한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사진=포스터
자유로운 형식이 좋아서 다큐멘터리 장르를 선택했다고 밝힌 박경근 감독은 시종일관 ‘철의 꿈을 통해 전달하고자한 메시지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 자신이 느끼는 대로 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신의 삶과 경험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와 사운드뿐인 ‘철의 꿈을 위해 이미지, 색상, 텍스트, 동작 등에 신경을 많이 썼다. (웃음)”

현재 박경근 감독은 차기작을 준비 중에 있다. ‘철의 꿈의 뒤를 이을 엄청난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난 늦게 군대에 간 케이스인데 군대는 한 남자의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강한 군대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웃음) 의장대를 소재로 삼고 싶다. ‘철의 꿈과 마찬가지로 어떤 스토리를 만들기보다는 몸, 동작, 얼굴 표정 등에 집중하려 한다. 꼭 군대를 소재로 예술작품을 제작해 지금보다 더 강한 군대 이미지를 탐구하고 보여주고 싶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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