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락으로 내년에 G2(미국·중국)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국제통화기구(IMF)는 저유가가 글로벌 경제에 영양제 주사를 맞춰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IMF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라바 아레즈키 원자재 헤드가 작성한 저유가발 글로벌 경제 영향 전망 보고서는 유가하락으로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0.2~0.5% 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유가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져 가계소비가 늘어나고 연료비 감소로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얻은 추가 성장 전망치다. 이를 지난 10월 IMF가 내년 미국경제 성장률로 제시한 수치(3.1%)에 더하면 내년에 미국 경제가 3.3~3.6% 성장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고서는 선진국중에서도 미국보다 원유수입 의존도가 큰 일본과 유로존이 저유가에 따른 실질소득 확대 효과를 더 많이 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선진국보다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 많은 중국, 인도가 상대적으로 저유가 혜택을 더 크게 향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저유가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내년 중국경제가 0.4~0.7%포인트 추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10월 IMF가 발표한 내년 중국 성장률 전망치(7.1%)를 감안, 저유가 호재로 중국 경제가 7.5~7.8% 고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또 저유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2016년에도 중국 경제 성장률이 0.5~0.9%포인트 추가 성장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저유가 때문에 글로벌 경제 전체적으로도 성장률이 내년에 0.3~0.8%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IMF가 전망한 내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 수치 3.8%를 훌쩍 넘어서 4.1~4.6%선으로 성장률이 상향조정될 수 있는 셈이다. IMF는 내년 1월 전세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업데이트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IMF가 추정한 저유가 효과에 따른 추가성장 가능 추정치를 성장률 전망치에 100% 적용하지 않고 일부만 반영하더라도 저유가 혜택을 크게 보는 미·중 등 주요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개연성이 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보고서는 저유가에 따른 글로벌 경제 선순환 효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경고를 빠트리지 않았다. 경제제재·유가하락 이중고에 위기에 빠진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등 석유수출국가 경제가 유가급락으로 위기에 빠지면서 다른 나라로 혼란이 전염되는 꼬리리스크를 완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시장이 촘촘하게 연결돼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위기 전염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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