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서 수출입 상품 교역조건이 3개월 연속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한 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지난달 92.40으로 작년 11월보다 3.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7월(90.91)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연도인 2010년에 한 단위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이 100개였다면 이제는 92.40개라는 뜻이다.
7월부터 국제유가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월에 0.6%, 10월에 1.3% 오르는 등 석 달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정귀연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난달 원유 수입가가 18%, 철광석은 29% 하락해 수입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며 "국내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반도체 가격이 내려 수출가격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 단위가 아닌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4.9% 상승했다. 11월 수출물량은 1년 전보다 1.8% 늘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전자표시장치(13.5%), 정밀기기(10.5%) 일반기계(5.3%) 등의 수출물량 증가 폭이 컸다. 수출금액은 작년 동월보다 2.7%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석탄·석유제품 수출금액이 22.8% 급감했다.
수입물량은 2.6% 증가했으며 특히 일반기계(19.2%), 수송장비(12.6%), 정밀기기(10.0%)의 수입이 많이 늘었다. 석탄·석유제품과 광산품 수입금액이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수입금액은 4.8% 줄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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