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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 ‘기술자들’, 특별함의 부재가 아쉽다
입력 2014-12-22 13:46 
케이퍼 무비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기술자들은 빠른 전개와 반전, 어려운 목표물을 훔쳐내는 데서 오는 쾌감을 전달한다. 그럼에도 긴장감이 다소 부족한 건, 무엇 때문일까.


[MBN스타 박정선 기자] ‘기술자들은 각 분야에서 나름 최고라 자부하는 기술자들이 모여 벌이는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다. 5억 원대의 봉황상을 빼내기 위해 위험천만한 높이의 건물을 넘나드는 것은 물론, 30억 원을 호가하는 다이아몬드를 훔쳐내기 위해 보석사 거리에 폭탄을 터뜨리고, 인천 세관에 숨겨진 검은 돈 1500억 원을 위해 세관 곳곳을 누비는 등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케이퍼 무비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뛰어난 두뇌의 금고털이이자 작전의 설계, 위조에 능한 멀티플레이어 지혁(김우빈 분), 지혁의 절친한 형이자 인력 조달 전문 바람잡이 구인(고창석 분), 어떤 보안 시스템도 순식간에 뚫어버리는 업계 최연소 해커 종배(이현우 분)가 만나면서 본격적인 비즈니스가 시작된다.


첫 미션인 고층 빌딩 속 5억 원의 봉황상을 빼내는 작업에서는 지혁 홀로 작전을 설계한다. 삼엄한 경비도 단숨에 뚫고 봉황상을 탈취한다. 이는 여느 케이퍼 무비에서 서너 명이 할 역할을 혼자서 거뜬히 해내고 있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위조지폐를 만들고, 로프 줄 하나에 의지한 채 건물을 누비는 지혁의 모습이 비춰진다. 시작부터 지혁의 뛰어난 능력은 여실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여기에 인력 조달 전문 구인, 해커 종배까지 힘을 합치니, 그야 말로 완벽한 ‘기술자들의 탄생이다. 하지만 세 사람이 모인 이후의 시너지는 좀처럼 관객들에게 와 닿지는 못한다. 케이퍼 무비의 전형적인 틀을 가지고 가지만, ‘기술자들이 보여주는 특별함의 부재 탓이다.

건물을 넘나들고, 손쉽게 금고를 열어버리는 지혁의 모습이나, 컴퓨터 앞에서 온갖 보안 시스템을 통제하는 종배의 모습, 그리고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은 구인까지, 케이퍼 무비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빼다 박았다.

뿐만 아니라 ‘기술자들의 최종 미션인 인천 세관의 검은 돈 1500억 원을 빼내는 거대한 작업을 수행하는 스케일이나 과정은 그다지 압도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친절한 설명 탓에 반전 역시 관객들의 뒤통수를 ‘탁 쳐야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잃고 만다.


그나마 ‘기술자들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배우들의 호연이다. 훤칠한 키와 완벽한 몸매를 자랑하는 김우빈은 앞서 영화 ‘친구2, 드라마 ‘학교 2013 ‘상속자들에서 보여준 것을 넘어서 지적인 모습과 섹시한 액션신까지 갖추고 여심을 공략했다. 고창석은 출연하는 영화마다 존재감을 부각시켰던 것처럼 이번 영화에서도 특유의 재치 넘치고 코믹한 연기로 시선을 끌었다.

명품 배우 김영철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악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임주환이 재발견이 놀랍다. 얼굴에 있는 상처는 냉혈한 모습을 대변하고 있고,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절제된 액션 역시 압권이다. 과거의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모습이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관객들을 휘어잡았다. 오는 24일 개봉.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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