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 불성실공시 끝판왕은?
입력 2014-12-19 13:49 

#.포장공사업체 승화프리텍은 올해 2번을 포함해 최근 2년간 거래소로부터 4차례나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최대주주 변경 지연 공시, 3건의 대출금 연체 지연 공시, 매각 철회 지연 공시 등 사유는 다양했다. 최근 3년간 순손실 400억원, 올 3분기 기준 결손금만 322억원에 달하는 승화프리텍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상태다.
일부 상장사들이 반복되는 불성실공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2회 이상 지정된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6곳이다. 해당 기업들은 대규모 적자에 따른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유가증권 상장업체 유니켐은 올해에만 3차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현재 상장폐지 기로에 선 디지텍시스템과 함께 최대치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원피가공 및 가죽 제조가 주요사업인 이 회사는 대출원리금 연체 사실을 9차례나 미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실시한 유상증자 신주 발행 수도 변경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부터 자본 일부 잠식 상태였다가 올해부터 50% 이상 자본이 잠식됐다.
유니켐에 대한 우려가 큰 이유는 동종업체인 유가증권 상장사 신우가 지난해 같은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에 5차례 지정된 후 회생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신우는 이후 바이오싸인(구 경원산업)의 자회사인 썬포커스에 매각됐으나 새주인 역시 만성적자기업이라 미래가 불투명하다.

2년간 4차례 불성실공시(올해 2차례)를 낸 코스닥업체 영진코퍼레이션도 지난 11월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금전대여 지연 공시,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공시 번복(취소) 등 불성실공시를 반복했다. 최근 주가가 급등락하며 관심을 끈 중국원양자원은 올해 2차례(자회사의 유상증자 결정 지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결정 철회) 불성실공시를 했다.
불성실공시를 반복하는 상장사들은 이미 주요 사업을 통해선 수익성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2~3년 이상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결손금이 불어난 상태”라며 "투자자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주 발행, 인수·합병(M&A) 등 미확정된 사안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에서 불성실공시 유형들은 대부분 비슷하다. 빌린 돈을 갚지 않은 사실을 지연한 사례(6회)가 가장 많고, 타법인 주식 취득 사실 번복, 유상증자·BW 발행을 번복하거나 철회하는 경우가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반복적인 불성실공시는 기업의 부실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2011년 이후 불성실공시 지정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상장폐지나 관리·환기 종목 등의 불성실공시는 여전히 빈번하다”고 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의 경우 불성실공시 지정 건수가 이날까지 48건으로 2011년 110건에 비해 절반 가량 줄었다.
[매경닷컴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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