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주머니 속의 송곳이 튀어나오듯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게 됨을 이르는 말.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동갑내기 두 여배우의 희비가 엇갈렸다. 배우 천우희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모두를 감동하게 했고, 노수람은 중요 부위만 가린 시스루 한뼘 드레스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낭중지추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로 읽을 수 있었다.
만 스물 일곱 살.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여배우에겐 조바심 나는 나이다. 서른 살이 목전에 다가오고 작품으로 인기를 얻기엔 마음처럼 녹록치 않다. 작품 활동은 계속하고 있지만 주변에선 ‘언제쯤 좋은 소식이 있느냐고 채근한다. 마음이 다급해진 이들에게 만족을 주는 방법은 두 가지 있다. 바로 연기에 매진해서 본질에 충실하거나, 어떤 방법으로든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이다. 특히 노출은 후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아주 강력한 한방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천우희는 본질을 따랐고, 노수람은 이슈몰이를 택했다. 천우희는 지난 3년간 영화 ‘써니 ‘우아한 거짓말 ‘카트 등에서 조연으로 연기를 갈고닦다가 영화 ‘한공주 주연을 맡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한공주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로, 천우희는 극 중에서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지만 가해자들을 피해다니며 사는 힘없는 한공주 역을 맡아 10대 소녀의 예민한 감수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결국 그는 청룡영화제에서 김희애, 손예진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는 기적을 낳았다. 그는 오열하며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큰 상을 받다니”라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진심어린 말에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고, 선후배 할 것 없이 함께 기뻐해 영화제 최고 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비해 노수람은 검은 시스루 드레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했다. 지난 2004년 MBC ‘왕꽃 선녀님 등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영화 ‘환상에서 현정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했으나 주목받는 것에는 실패했다. 극 중 식물인간이 된 찬수(박재훈 분)의 아내 역을 맡아 불륜 연기에서 파격 노출을 선보였으나 호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대신 그는 노출 드레스를 선택해 영화제에 당당한 포즈를 취했고 천우희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이슈몰이는 부작용만 낳을 뿐이었다. 청룡영화제 사무국은 한 매체과 인터뷰에서 노수람은 청룡영화상 초대 배우 리스트에 없었다. 주최 측에서 초대하는 행사에 방송 지인의 초대를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초대받지 못한 잔치에 과도한 치장을 하고 온 여배우라는 수모를 안겼다.
노수람 측은 이를 부인하며 실제로 청룡영화제 측과 접촉한 바는 없지만 방송 업계 지인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영화제를 준비했다. 레드카펫을 밟고 시상식 안에서 영화상을 관람했다”고 펄쩍 뛰었지만 대중의 시선이 싸늘하게 변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어도 가시방석이었으며 굴욕의 왕관이었다.
무엇이든 본질이 중요하다. 편법으로 반짝 효과를 얻을 순 있겠지만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낭중지추, 노수람이 조금 더 이 뜻을 이해했다면 적어도 여배우로서 자존심은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동갑내기 두 여배우의 희비가 엇갈렸다. 배우 천우희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모두를 감동하게 했고, 노수람은 중요 부위만 가린 시스루 한뼘 드레스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낭중지추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로 읽을 수 있었다.
만 스물 일곱 살.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한 여배우에겐 조바심 나는 나이다. 서른 살이 목전에 다가오고 작품으로 인기를 얻기엔 마음처럼 녹록치 않다. 작품 활동은 계속하고 있지만 주변에선 ‘언제쯤 좋은 소식이 있느냐고 채근한다. 마음이 다급해진 이들에게 만족을 주는 방법은 두 가지 있다. 바로 연기에 매진해서 본질에 충실하거나, 어떤 방법으로든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이다. 특히 노출은 후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아주 강력한 한방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천우희는 본질을 따랐고, 노수람은 이슈몰이를 택했다. 천우희는 지난 3년간 영화 ‘써니 ‘우아한 거짓말 ‘카트 등에서 조연으로 연기를 갈고닦다가 영화 ‘한공주 주연을 맡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한공주는 밀양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로, 천우희는 극 중에서 끔찍한 사건의 피해자지만 가해자들을 피해다니며 사는 힘없는 한공주 역을 맡아 10대 소녀의 예민한 감수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결국 그는 청룡영화제에서 김희애, 손예진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는 기적을 낳았다. 그는 오열하며 이렇게 작은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제가 큰 상을 받다니”라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진심어린 말에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고, 선후배 할 것 없이 함께 기뻐해 영화제 최고 장면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비해 노수람은 검은 시스루 드레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했다. 지난 2004년 MBC ‘왕꽃 선녀님 등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영화 ‘환상에서 현정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했으나 주목받는 것에는 실패했다. 극 중 식물인간이 된 찬수(박재훈 분)의 아내 역을 맡아 불륜 연기에서 파격 노출을 선보였으나 호평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대신 그는 노출 드레스를 선택해 영화제에 당당한 포즈를 취했고 천우희만큼이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이슈몰이는 부작용만 낳을 뿐이었다. 청룡영화제 사무국은 한 매체과 인터뷰에서 노수람은 청룡영화상 초대 배우 리스트에 없었다. 주최 측에서 초대하는 행사에 방송 지인의 초대를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초대받지 못한 잔치에 과도한 치장을 하고 온 여배우라는 수모를 안겼다.
노수람 측은 이를 부인하며 실제로 청룡영화제 측과 접촉한 바는 없지만 방송 업계 지인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영화제를 준비했다. 레드카펫을 밟고 시상식 안에서 영화상을 관람했다”고 펄쩍 뛰었지만 대중의 시선이 싸늘하게 변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어도 가시방석이었으며 굴욕의 왕관이었다.
무엇이든 본질이 중요하다. 편법으로 반짝 효과를 얻을 순 있겠지만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낭중지추, 노수람이 조금 더 이 뜻을 이해했다면 적어도 여배우로서 자존심은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