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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힘 못쓰는 카지노株 반등할까
입력 2014-12-18 17:08  | 수정 2014-12-18 18:59
지난 4일 국내 카지노 3사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종 대표주라 할 수 있는 파라다이스가 전일 대비 12.2% 급락했고, GKL도 큰 폭(9.7%) 하락했다. 강원랜드 역시 2.4% 하락했다. 중국발(發) 악재가 폭락의 원인이었다. 이에 앞서 2일 중국 공안이 발행하는 ‘인민공안보(人民公安報)는 제주도가 미얀마 등과 함께 중국 도박범죄의 새로운 중대 재해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카오의 ‘오문일보(澳門日報)도 중국 공안이 자국민의 해외 원정 카지노를 대대적으로 단속한다고 보도했다.
마카오의 실적 악화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지난 11월 마카오 카지노 수입은 전년 동월보다 큰 폭(19.6%)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마카오의 역성장은 지난 6월 시작됐으며 9월부터는 그 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그간 20~30%의 고성장을 당연시했던 국내외 카지노 투자자들은 크게 당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투자자들은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첫째,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들어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의법치국(依法治國)을 강조하면서 애초부터 카지노 같은 사행산업은 정부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즉 한국이나 중국이나 카지노산업은 특성상 정부의 규제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투자자들은 담담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는데 과거에도 마카오는 비슷한 원인으로 성장 둔화를 겪기도 했다. 2008년 5월 쓰촨성 대지진 이후 갑자기 마카오 카지노시장이 경색된 것이다. 이 영향으로 인해 2008년 상반기 54.6%에 달했던 성장률이 하반기에는 11.1%로 뚝 떨어졌다.
둘째, 정부의 규제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내국인이 출입 가능한 유일한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경우 출범 이후 여러 차례 규제 리스크에 직면한 바 있다. 이는 베팅한도 하향 조정 같은 직접적인 영업규제는 물론 게임기구 수 축소, 세금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형은 연평균 9~10%씩 꾸준히 늘었다. 마카오도 마찬가지다. 2008년 한 차례 홍역을 겪었지만 그 이후 2013년까지 연평균 27%에 달하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카지노의 펀더멘털을 규제하는 데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당분간 규제리스크에 노출돼 파라다이스, GKL 등 카지노 주가는 약세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소득 증가, 여가 수요 확대 등으로 중국 관광객은 꾸준히 한국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여유 있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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