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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비하인드] 카메라 밖은 전쟁터 ‘세계테마기행’
입력 2014-12-18 14:10 
사진=세계테마기행 캡처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땀과 수고 노력들이 들어갑니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이들의 노력과 고충, 혹은 촬영장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등 TV를 통해 들려주지 못했던 TV 속 다양한 뒷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금빛나 기자] 해외로 여행을 떠날 시 꼭 챙겨봐야 하는 필독서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살아있는 체험기를 전달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들 돌아다니는 여행 프로그램 EBS ‘세계테마기행이 그 주인공이다.

2008년에 첫 포문을 연 ‘세계테마기행는 잘 나가는 스타도 찾아보기 어려우며, 그렇다고 해서 매화마다 특별한 이슈가 될 만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 6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시청자들과 만나온 ‘세계테마기행은 낯선 땅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보들과 그 곳에서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 그리고 이색 테마 여행이 전해주는 재미 등 풍성한 볼거리들로 시청자들과 만나오고 있다.

유익한 정보에 유려한 영상미는 ‘세계테미기행만의 장점. 교육방송인 EBS라는 채널성격에 알맞을 만큼 여행지에 대해 폭넓으면서도 전문적인 지식을 자랑하는 ‘세계테마기행은 이제 막 여행을 떠나려는 시청자들에게 여행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유익한 정보를, 이미 그 장소를 다녀온 이들에게는 여행 당시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끔 하는데 일조를, 그리고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간접여행의 즐거움을 선사 하고 있다.

◇ ‘세계테마기행 6개월의 인고를 통해 탄생하다

‘세계테마기행은 EBS 자체제작프로그램이 아닌 4개의 외주제작회사가 만나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각각의 외주제작회사에서 촬영분을 준비하고 EBS의 김현주 PD와 류재호 PD가 중간에서 조정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가 아닌 해외각국의 여행기를 다루는 ‘세계테마기행의 제작기간은 대략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6개월 전부터 각 어느 나라를 갈 것인지, 그리고 그 나라에서 보여줄 아이템은 무엇인지 선정한 다음 철저한 사전조사와 준비 끝에 촬영에 돌입한다. 여행을 떠날 나라도 쉽게 선정되는 것이 아니다. 4개의 외주제작사가 모여서 제작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중간에서 특정지역에 몰리지 않게 조율하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이후에도 어려움은 존재한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따라 여행지가 급변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아프리카 지역촬영을 배제하고 촬영계획을 다시 세우기도 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국가를 탐방하는 ‘세계테마기행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어디일까.

아무래도 가장 많이 간 나라는 중국인 것 같아요. 땅이 넓은 만큼 아직 못 가본 지역이 많거든요. 그리고 방송된 나라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곳도 중국이었어요. 중국을 비롯해 캄보디아, 태국 등 인도차니아 반도의 동남아시아도 평이 좋았으며, 그리고 아프리카 지역 여행 역시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많이 안 가본 곳, 그래서 의외성이 있는 곳을 많이 선호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반면 유럽지역의 경우 반응이 그리 크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작비는 많이 드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서일까 상대적으로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더라고요.” (‘세계테마기행 김현주 PD)

◇ ‘세계테마기행 큐레이터 선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사진제공=EBS
‘세계테마기행을 본 시청자들은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도대체 각 에피소드마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큐레이터 선정은 어떻게 이뤄질까 하는. 그도 그럴 것이 ‘세계테마기행은 매주 각 나라를 소개하는 큐레이터를 달리하고 있다. 대상자의 직업 또한 연예인을 비롯해 여행 작가, 대학교수 등 폭이 넓다. 지난 방송된 캄보디아 편에서는 이봉근 한양대학교 정형외과 교수가 출연해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류재호 PD는 실제로 주위에서 큐레이터 선정기준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듣는다면서 ‘세계테마기행 큐레이터 선정 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로 제작진과 함께 여행을 떠날 뿐 아니라, 해당 여행지를 소개하는 큐레이터의 역할은 해당 에피소드의 성격을 좌우할 만큼 큰 부분을 하고 있다.

큐레이터 선정은 다음에 떠날 나라가 정해지는 순간 이뤄진다. 제작진은 해당나라에 적합한 전문가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현지에서 얼마나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그리고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지, 그리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지, 현지 문화에 대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방적인지 등과 관련된 엄격한 기준에 따라 큐레이터를 선정한다. 체력적인 요소도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생각보다도 힘들고 바쁘게 촬영되는 만큼 체력 또한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저희 나름대로 전문가를 많이 찾아요. 해당 나라에 대해 책을 쓰신 분들을 찾아 선정하기도 하고, 추천에 따라 몇 명의 후보자를 추리기도 하죠. 선정한다고 해서 바로 큐레이터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 내부에서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죠. 일단 중요한 것은 타 문화에 대한 관용과 배려, 열려있는 마음이 중요하죠. 현지어를 잘 하면 더 좋지만, 언어를 모를지라도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이 있다면 괜찮아요.”(‘세계테마여행 류재호 PD)

큐레이터 선정은 대부분 해당 나라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캄보디아 편의 큐레이터를 맡았던 이봉근 교수의 경우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해왔고, 인연이 프로그램 출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현주 PD는 캄보디아 편 후기로 한국에 오기 전 캄보디아에서 환자도 치료하고 왔다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큐레이터의 또 다른 선정기준은 바로 전문성이다. ‘세계테마기행인 만큼 모든 에피소드마다 각각의 테마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서호주 지질학 기행을 꼽을 수 있다. 이때 큐레이터는 지질학과 서호주에 정통한 박문호 박사였다.

◇ ‘세계테마기행…그리고 비하인드 스토리

사진=세계테마기행 캡처
화면상에 유려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여행지지만 실상 그 안으로 들어가 보면 힘든 점도 많다. 익숙했던 우리나라에서 떠나 낯선 땅에 가는 만큼 어색함과 낯섦, 그리고 불편함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편 마지막에 나오는 코롱섬 나무 위의 방갈로를 보면서 나도 한 번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캄보디아 편을 담당했던 PD에게 물어보니 손사래를 치며 당분간 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날씨는 더운데 에어컨은 없고, 물가다보니 모기는 많고. 그래서 큐레이터고 제작진이고 모두 일어나 대본으로 부채질을 하며 밤을 샜다고 하더라고요. 겉으로 보기에는 마냥 편안하고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보이지 않는 고통들이 있더라고요.”(류재호 PD)

진짜 힘든 촬영은 따로 있었다. 바로 히말라야 여행기나 알레스카 여행기와 같이 이름만 들어도 고된 여행기가 바로 대표적인 예다.

예전에 알레스카 촬영을 할 때 큐레이터와 PD, 촬영감독 세 명이 가는데 그 중 촬영감독이 아파서 바로 귀국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PD하고 큐레이터 단 둘만 남았는데 PD가 혼자 항공촬영도 하고 다녔으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고생한 건 큐레이터도 마찬가지에요. 알레스카에 백야라는 것이 있잖아요. 아무리 알레스카에 살았고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셋이서 할 것을 둘이서 했으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래도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당시 PD의 말을 들어보면 일부로 큐레이터에게 좋은 화면만 보여줬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마약처럼. 딱 좋은 것만 보니 의욕이 생겨서 다음날 씩씩하게 나서고, 또 지치고…이걸 매번 반복했다고 하더라고요. 진짜로 고생이 많았죠.”(류재호 PD)

고산병도 여행을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 중 하나에요. 킬리만자로 촬영을 하는데 큐레이터가 고상병으로 넉다운 된 거죠. 큐레이터 뿐이 아니었어요. 촬영감독이며 모두가 고산병 때문에 고생을 한 거죠. 그때 당시 PD 역시 고산병이 있었지만, 막상 올라가니 반드시 올라가정상에 깃발을 꼽는 영상을 보여주고 싶었나봐요. 그래서 혼자 끝까지 올라가서 정상을 찍었는데, 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때의 후유증으로 발톱을 다 빠졌다 하더라고요.”(김현주 PD)

꼭 극한의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일어나는 어려운 점들은 많다. 두 PD는 헬리켐을 처음 시도할 당시 미숙한 사용으로 각국의 호수와 산, 들, 바다 등 다양한 곳에 빠뜨린 적이 많았음을 알리며 전 세계에 ‘세계테마기행이 흔적을 남겼다”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다.

헬리켐이 들어가면서 입체적인 영상을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여기에 항공촬영 그림이 주는 매력도 있고 여러 가지 이점이 많죠. 그런 헨리켐을 작년 말부터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실수가 많았죠.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현장에 투입되면 익숙하지 않으니 실수를 하기 마련이잖아요. 촬영 중 헬리켐이 호수에 빠지고 바다에 빠지고, 그래서 저희끼리 웃으며 농담삼아서 말해요. 전 세계 다 뒤지면 각 나라에 한 개씩 우리가 찍은 화면이 다 올 것이라고.”(김현주 PD)

제작진이 고생을 정말 많이 합니다. 특히 별이 지나가는 고속화면, 일출과 일몰 화면은 밤새 찍었는데 10초 쓰고 15초 쓰고 마는 경우가 많죠. 여기에 큐레이터의 경우 혼자 움직이면 되지만 정작 제작진은 무거운 카메라에 촬영장비를 들고 뛰어다니잖아요. 나중에 큐레이터가 하는 말이 자신도 너무 힘든데 자신보다 더 뛰어다니고 고생하는 PD를 보면서 더 힘을 내고 앞으로 뛰어갔다고 하더라고요.”(류재호 PD)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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