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지니어스3’ 종영②] 배신 대신 의리 얻었다…‘無이슈’는 남겨진 숙제

[MBN스타 유지혜 기자] ‘더 지니어스: 블랙 가넷(이하 ‘더 지니어스3)이 개그맨 장동민의 최종 승리로 종료한 가운데 부족했던 화제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더 지니어스3 결승전에서는 톱2인 오현민과 장동민이 진검 승부를 벌였다. 이들은 ‘십이장기 ‘같은 숫자 찾기 ‘베팅 가위바위보 총 세 번의 메인 메치를 거쳐 승부를 겨뤘다.

첫 번째 게임에서는 오현민이 승리를 거뒀지만, 판넬 뒤의 숫자와 연산 부호를 기억해 목표 숫자를 나타내는 수식을 만들어야 하는 ‘같은 숫자 찾기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장동민이 큰 점수 차로 승리를 거뒀다. ‘베팅 가위바위보에서는 위기감을 느낀 오현민이 무리한 승부수를 띄워 결국 장동민에 패하고 말았다.

리더십과 의리를 모두 갖추고 정정당당한 플레이로 기세를 몰아쳤던 장동민과 승부욕과 뛰어난 머리로 다른 사람들보다 한 수 앞선 플레이를 가능케 했던 오현민은 ‘더 지니어스3 방영 내내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로 꼽혔다. 이외에도 남휘종, 김유현, 김경훈, 강용석 등의 플레이어들이 펼친 안정적이고 젠틀한 플레이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플레이어들 간의 우정과 의리 또한 훈훈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더 지니어스3은 지나치게 안정적인 플레이 때문에 허를 찌르는 필승법이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플레이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샀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전매특허인 생각지 못한 플레이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느끼기 힘들었다. 정정당당한 플레이는 보기 좋았지만, ‘더 지니어스 시리즈가 가지는 서바이벌의 긴박함이 다소 사라졌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화제성 면으로도 가장 부족한 시즌이 됐다.

이번 시즌은 지나친 배신과 게임 승패와는 연관 없는 연합 구성으로 논란을 낳았던 시즌2를 의식한 듯 제작진과 출연진이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제작진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비중을 높이고, 직업군을 다양하게 구성해 각 직업 별 특성이 녹아있는 여러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인 참가자들 또한 자신의 직업이 따로 있다 보니 격정적인 플레이가 부담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유수진은 탈락 이후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자산관리사라는 직업이 신뢰가 중요하다보니, 게임을 할 때 신경이 쓰였던 부분이 있었다”며 시청자들은 현실 속의 나와 게임장 안의 나를 동일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너무 뒤늦게 깨달았다. 더욱 격한 플레이를 할 걸 그랬다는 후회가 남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경훈 또한 참가자들 사이에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이번 시즌의 아쉬움으로 꼽기도 했다. 앞서 가진 일반인 참가자 공동 인터뷰에서 김경훈은 연예인들보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비율이 높았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더 지니어스3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와 이미지가 사라질 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이들은 그 점을 간과할 수 없었을 것 같고, 비방용이었다면 훨씬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일단 몸을 사리는 분위기를 가지다보니 ‘더 지니어스 시리즈의 기존 팬들은 성에 차지 않다는 의견들이 속출했다. ‘더 지니어스의 팬이라고 자처한 참가자 김경훈마저도 첫 회에서는 재미없게 흘러가 무언가 액션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할 만큼 배신과 같은 강력한 액션을 하기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던 것.

사진=더지니어스3 방송 캡처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플레이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별다른 변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의 모든 게임은 변수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정해진 방향으로 누가 먼저 안착해 플레이를 이어가느냐가 승기를 좌우했다. 지난 시즌1에서 선보였던 ‘오픈패스 게임에서는 뒷면의 카드 무늬가 달랐던 것이 변수였다. 이를 유일하게 알아챈 방송인 홍진호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제치고 승리를 차지했다.

이처럼 알아채기 힘들지만 분명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배치돼야 예측하지 못한 필승법이 도출되는 법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유난히 예상외의 요소들이 적었고, 그만큼 연합의 유무가 승패의 가장 큰 요인이 돼 개인 플레이에서는 가장 아쉬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대해 시즌2와 3을 연달아 참여했던 남휘종은 만약 시즌4가 나온다면 더욱 변수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욱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 나온다는 것을 체감한다. 하지만 그만큼 완성도가 높다보니 참가자들이 변수를 생각해낼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되는 감이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시즌에 유난히 화제가 없었던 것에 대한 이유로 짚어지는 대목이다.

플레이어들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 많이 학습하고 진화한다. 이런 플레이어들이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변수들을 게임 속에 심는 것이 ‘이슈 없음의 숙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배신을 버리고 의리를 얻은 대신, 유난히 조용했던 시즌3가 남긴 것은 장동민의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명언이 됐다.

한편, ‘더 지니어스3은 다양한 직업군을 대표하는 13명의 플레이어가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심리전과 두뇌게임을 벌이는 리얼리티 쇼다. 현직 딜러 권주리, 서울대 대학원생 김경훈, 변호사 강용석, 수학강사 남휘종, 자산관리사 유수진, 배우 김정훈, 배우 하연주, 개그맨 장동민, 스포츠 아나운서 신아영, 웹툰 작가 이종범, 프로 포커플레이어 김유현, 카이스트 재학생 오현민, 한의사 최연승이 참가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여 장동민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