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주사 전환땐 순익 급증…제일모직 장밋빛 목표가 봇물
입력 2014-12-17 17:20  | 수정 2014-12-17 21:34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마지막 대어 제일모직이 18일 상장한다. 제일모직이 ‘블랙홀처럼 공모청약금으로 30조원을 끌어들이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하는 모습을 지켜본 애널리스트들은 상장일에 임박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두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주가는 9만5400원이다. 목표주가가 가장 높은 곳은 유진투자증권으로 12만50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5만3000원)의 약 2.36배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10만7000원), HMC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하이투자증권(10만원) 등도 제일모직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일찌감치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키움증권(9만1000원), LIG투자증권(7만원) 등은 10만원 미만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바 있다.
이들이 제일모직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위치해 있어 향후 그룹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지주사로 전환해 삼성전자의 배당금과 계열사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다면 당기순이익은 현재 1898억원의 10.3배인 2조1600억원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자산 가치도 주목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향후 에버랜드 유원지 조성사업 진행에 따른 가치 상승분을 반영할 경우 현재 장부가 기준 9125억원인 부동산 가치가 오는 2020년 총 3조2717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가치도 삼성생명이 성장함에 따라 현재 장부가액 4조1000억원에서 2020년 7조3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감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제일모직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에 근거해 얼마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려면 상당한 숙성기간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조 연구원은 용인지역 부동산 중 원형 보전지는 개발이 거의 불가능하고, 실제로 가치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시설용지는 50만평 내외”라며 개발을 통한 부동산 가치 상승분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제일모직의 경우 초기 물량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공모를 통한 유통물량은 우리사주를 제외하면 약 2300만주 수준이고 향후 제일모직 시총이 코스피 대비 1%에 이를 것으로 가정한다면 국내 펀드 규모의 1%에 해당하는 1100만주(공모가 기준 5700억원)는 단기적으로 유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나머지 1200만주를 놓고 공모 때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경쟁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 가파른 주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월 상장한 삼성SDS 사례처럼 외국인들이 상장 직후 차익 실현한 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편입 직전에 다시 선취매에 나설 수 있다”며 외국인 수급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