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라디오는 어떤 의미인가요? 때로는 이동 중 무료함을 달래주는 수단으로, 때로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치료제로, 때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매체로 우리 삶 곳곳을 파고들고 있진 않나요? ‘M+온에어에선 주파수를 타고 흐르는 아날로그 감성과 라디오 부스 속 얘기, 프로그램에 관한 울고 웃는 얘기들을 담아냅니다. 글자로 재탄생한 라디오 즐겨 보실래요? ‘온에어 불이 켜졌습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TBS 교통방송 ‘배칠수 김세아의 9595쇼(이하 ‘9595쇼)는 도로 위 ‘썰전이다. 많은 운전자가 교통 정보를 듣기 위해 채널을 맞추지만 ‘9595쇼를 통해 다양한 시사 이슈와 정치적 사안들을 웃음과 함께 전해 듣기 때문이다. 할 말을 하는 ‘탄산 프로그램 ‘9595쇼의 중심에 선 DJ 배칠수와 주용진 PD에게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다.
◇ 코너1. ‘9595쇼를 아십니까?
‘9595쇼는 TBS FM 95.1MHz에서 매일 낮 12시부터 2시간 동안 전파를 타는 프로그램이다. 웃음을 기반으로 한 콩트 프로그램이지만 정치 시사를 다루며 날카로운 화두를 던져 청취자들의 귀를 번뜩이게 하고 있다. 특히 ‘백반토론 in 서울이나 ‘나는 짐이다와 같은 코너에서는 YS(김영삼), MB(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과 MJ(문재인), 박시장(박원순) 등 정계 인사들을 향한 신랄한 풍자극도 등장해 듣는 이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9595쇼는 TBS의 간판 프로그램. 김성환&이성미, 김학도&박희진, 박세민&정재윤, 배칠수&전영미, 그리고 김세아에 이르기까지 여러 DJ들을 거치며 공증된 입담과 웃음, 촉을 잃지 않는 시사적 눈으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지난 9월 진행된 제41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연예오락라디오부문 작품상을 수상하며 남다른 의미를 되새기기도 했다.
민감한 시사 이슈들을 건들면서도 청취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9595쇼만의 힘은 무엇이었을까.
◇ 코너2. 부스 속 작은 인터뷰…배칠수 시사 콩트 수위 걱정? 위축 안 된다”
Q.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뤄 위축되지 않나요?
A. 수위 조절이나 방송 심의에 있어서 전혀 위축되지 않아요. 작가와 PD가 정말 배려해주거든요. 특히 주PD가 부스 밖에 서있는데 액션으로 제지를 하죠. 하지만 태도에 관한 수위 조절일 뿐이지, 내용에 관한 터치는 없어요. 욕하는 청치자요? 당연히 있을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그런 반대 의견도 있는 그대로 읽어줍니다. 콩트에서 매번 나라가 국민과 소통 안 한다고 풍자하는데 저희 방송을 욕한다고 소통하지 않으면 이상하잖아요.
사진=MBN스타 이현지 기자
Q. 배칠수의 성대모사가 프로그램의 핵심, 가장 어려웠던 인물은 누구?
A.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실 성대모사하기 가장 어려웠죠. 사람들은 잘한다고 하지만 연습하다 보니까 왠지 고 황수관 박사와 겹치는 것 같아서.(웃음) 사실 지금도 똑같지 않아요. 청취자들이 제게 세뇌당한 것뿐이죠. 말투나 단어 선택은 비슷하지만 싱크로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
Q. 기억에 남는 청취자는?
A. 실명을 그대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열성팬들이 있어요. 현장 공개를 하면 회사에 휴가를 내고 오는 분들이 꽤 되는데 진짜 열정적이죠. 꼭 지방에서 선물을 보내는 것만이 최고의 팬심은 아닌 것 같아요. 그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해요.
사진=MBN스타 이현지 기자
Q. DJ로서 소양, 배칠수가 생각하는 점은 무엇일까?
A. 듣는 분들과 함께 호흡하려면 정말 다양한 분야에 식견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걸 다 갖춰도 모르는 척, 잘나도 못난 척 해야하는 게 DJ라고 생각합니다. 답답해서 ‘나 잘났소하고 발설할 수 있는데 수위 조절 하는 게 쉽지 않아요.
Q. ‘9595쇼를 노래에 비유한다면?
A. 송골매의 ‘세상만사! 가사 들어봤어요?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이 구절이 저희 라디오랑 정말 비슷한 것 같아요. 매번 살기 힘들다, 나라가 왜 이러느냐 지적해도 끝은 항상 ‘그래도 이 방송을 듣고 있는 거라면 청취자 여러분도 아무 일 없는 거겠죠라며 마무리하거든요. 그래도 지금 아무 일 없이 이렇게 라디오 들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데요.
사진=MBN스타 이현지 기자
Q. 시사 콩트라, 제작진의 고충도 이만저만 아닐 듯한데?
A. 정치적 사안을 다룰 때 제작진 내에서 갈등하는 부분이 분명 있죠.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최소한 중립을 지키면서도 그 안에서 놀 수 있는 게 뭘까 늘 생각해요.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지면 되고요. 크하하. (주용진 PD)
[DJ 배칠수는 누구?] 본명은 이형민. 지난 1999년 슈퍼보이스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데뷔했고, 같은 해 12월 인터넷 방송국의 ‘무림뉴스라는 프로그램에서 성대모사로 인기를 얻게 됐다. 또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패러디한 ‘배칠수의 음악텐트를 시작해 500회 이상 진행하며 입소문을 타 지상파에 입성했다. 지난 2012년 3월부터 ‘9595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