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박춘봉 현장검증…"담담하게 재연"
입력 2014-12-17 13:38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박춘봉(56·중국 국적)에 대한 현장검증이 17일 수원시 팔달구 일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박이 동거녀 김 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한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단독주택 앞은 주민 20여명이 박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모여 있었다.
저마다 동네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충격과 공포에 빠진 듯했다.
경찰은 분개한 주민들로 인해 혹여 불상사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기동대 등 30여명을 배치해 골목 입구부터 통제했다.

형사들이 먼저 마네킹과 비닐봉지 등 현장검증에 쓰일 도구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사용되는 마네킹은 상·하반신과 양쪽 팔, 오른쪽 다리 부분만 자유롭게 뺐다 끼울 수 있는 것이어서, 경찰은 전날 밤 마네킹 머릿부분을 잘라낸 뒤 테이프로 붙여놓았다.
잠시 후 형사기동대 차량이 골목 앞에 정차하고, 박이 차에서 내리자 곳곳에서 "사형시켜라", "짐슴만도 못한 놈" 등의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지난 11일 밤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점퍼 차림의 박은 양손에 수갑을 차고포승줄에 결박된 상태였다.
취재진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트리며 심경을 물었지만, 박은 아무런 대답없이 고개를 숙인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한 주민은 "내가 사는 집 바로 옆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끔찍하다"며 "저런 사람은 무조건 사형시켜서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1시간여 뒤 첫 번째 장소 현장검증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형사의 손에 들린 마네킹은 상하반신이 분리된 채 머리와 왼쪽팔, 오른쪽 다리가 없는 상태였다.
뒤따르는 형사들은 마네킹 나머지 부위를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주택 안에서 스스로 범행 과정을 설명해 가며 담담하게 재연했다"며 "죄책감을 느끼며 흐느끼는 등의 행동은 엿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첫번째 장소에서 200여m 떨어진 교동 반지하방에서의 현장검증이 이어졌다.
이곳은 박이 시신 훼손용 장소로 쓰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이곳에서도 형사들의 손에 이끌려 박이 나타나자 주민들 박을 향해 험한 말을 쏟아냈다.
30여분 만에 현장검증이 끝나고 나온 마네킹은 또다시 한쪽 팔이 없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곧바로 박을 데리고 수원천변으로 이동했다. 주민들의 산책로인 수원천변에서는 피해 여성의 살점 등이 든 비닐봉지 6개가 발견됐다.
이날 오후 현장검증은 박이 시신을 유기한 팔달산(2곳), 오목천동 야산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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