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을 보면 자연스럽게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떠오른다.
tvN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은 고교 시절 선생님인 장희태(엄태웅 분)와 극적으로 다시 만나 결혼에 골인한 김일리(이시영 분)가 새로운 남자 김준(이수혁 분)을 만나 다시금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페인트공인 김일리는 일터에서 목수인 김준을 만나게 되고, 티격태격하다 두 사람은 서로에 신경 쓰는 자신을 발견한다. 유부녀인 김일리를 향한 마음에 혼란스러워하던 김준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기습 키스로 고백하고, 김일리는 집에 와서도 그가 했던 모든 말을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지난 16일 방송분에는 김준과 장희태의 묘한 만남, 김일리의 아픈 속내까지 이해하며 감정적으로도 한층 가까워지는 김준과 김일리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희태는 아내를 위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 김준을 찾았고, 틱틱대지만 마음은 따뜻한 김준에 의자 만드는 게 끝나도 친구하자”며 친근감을 드러낸다.
그런 장희태를 바라보는 김준은 김일리의 남편인 그에 대한 질투와 미안함, 죄책감이 혼재하는 감정을 애써 감추며 장희태에 내게 정 주지 말라”고 한층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 김일리는 엄마가 끓여준 육개장을 김준에 가져다주는가 하면, 휴대폰을 물에 빠뜨릴 때에도 행여 김준의 문자나 전화를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한다.
특히 이날 김일리는 남편 앞에서도, 엄마 앞에서도, 희수 언니(최여진 분) 앞에서도 울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김준의 앞에서는 목 놓아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김준은 김 여사는 남편, 시어머니, 아픈 시누이의 꼭두각시”라며 김일리의 아픈 구석을 건드려 힘든 마음을 눈물로 풀어낼 수 있게 그의 곁을 지켰다.
이처럼 드라마에서는 김일리와 김준의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절절한 사랑을 그린다. 이들의 키스신에서는 키스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과 비가 내리는 모습, 창가, 처마 등 한편의 풍경화 같은 장면들이 교차 편집돼 따뜻한 영상으로 표현해냈다. 키스를 한 후 첫 만남에서 어색함에 쭈뼛거리거나, 김준을 만나러 가기 전 한참이나 거울을 보고 옷을 고르는 김일리의 모습에서 사랑에 빠진 여자의 설렘을 담아냈다.
그렇다고 드라마는 불륜을 애써 미화하려고 들지 않는다. 김일리와 김준은 장희태의 존재를 밀쳐두고 마냥 자신들의 사랑을 앞세우지 않는다. 김준이 간혹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도, 김일리가 식탁 앞에서 남편을 향해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것도 분명하게 장희태를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달은 후이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나지도 못하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의 불안감을 비중 있게 묘사하며 드라마는 불륜을 미화할 의도가 없음을 시사한다. 또한 김일리, 김준, 장희태의 위태로운 관계를 굳이 어느 한쪽에서 비추지 않고, 철저히 제 3의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서 옳고 그름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도 보인다. 불륜인지, 로맨스인지, 혹은 이들이 벌이는 불륜이 나쁜 것인지, 허용 가능한 것인지 등의 가치 판단은 오롯이 시청자의 몫으로 남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이들의 사랑은 불편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장희태가 김준에 친구하자는 말을 하거나 아내를 위한 의자를 만들 생각에 들뜬 모습을 보일 때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김준과 김일리의 사랑에 설렐 즈음이면 장희태의 바보 같은 미소가 겹쳐 보이면서 설레려던 마음에 죄책감까지 들 정도다.
끝내는 아름다운 장면과 김준-김일리의 키스신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향한 불편한 시각을 거둘 수는 없게 된다. 이들의 불륜, 혹은 로맨스에 온전히 이입할 수 없다보니 드라마에도 쉽사리 빠져들지 못하게 된다.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해야 할 시간에 이들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애초 극의 무게감을 조절하며 무겁지 않은 ‘빈티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던 기획 의도와는 달리, 드라마는 점점 ‘불륜이라는 소재에서 오는 무게감으로 내려앉고 있다. 아무리 ‘연애시대의 한지승PD라도 소재의 한계성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하는 씁쓸한 의문이 남는 부분이다.
한편, ‘일리있는 사랑은 결혼 후 찾아온 사랑에 혼란스러워하는 한 여자와 그를 바라보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 화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tvN 월화드라마 ‘일리있는 사랑은 고교 시절 선생님인 장희태(엄태웅 분)와 극적으로 다시 만나 결혼에 골인한 김일리(이시영 분)가 새로운 남자 김준(이수혁 분)을 만나 다시금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페인트공인 김일리는 일터에서 목수인 김준을 만나게 되고, 티격태격하다 두 사람은 서로에 신경 쓰는 자신을 발견한다. 유부녀인 김일리를 향한 마음에 혼란스러워하던 김준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기습 키스로 고백하고, 김일리는 집에 와서도 그가 했던 모든 말을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지난 16일 방송분에는 김준과 장희태의 묘한 만남, 김일리의 아픈 속내까지 이해하며 감정적으로도 한층 가까워지는 김준과 김일리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희태는 아내를 위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 김준을 찾았고, 틱틱대지만 마음은 따뜻한 김준에 의자 만드는 게 끝나도 친구하자”며 친근감을 드러낸다.
그런 장희태를 바라보는 김준은 김일리의 남편인 그에 대한 질투와 미안함, 죄책감이 혼재하는 감정을 애써 감추며 장희태에 내게 정 주지 말라”고 한층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 김일리는 엄마가 끓여준 육개장을 김준에 가져다주는가 하면, 휴대폰을 물에 빠뜨릴 때에도 행여 김준의 문자나 전화를 받지 못할까 전전긍긍한다.
특히 이날 김일리는 남편 앞에서도, 엄마 앞에서도, 희수 언니(최여진 분) 앞에서도 울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김준의 앞에서는 목 놓아 울음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김준은 김 여사는 남편, 시어머니, 아픈 시누이의 꼭두각시”라며 김일리의 아픈 구석을 건드려 힘든 마음을 눈물로 풀어낼 수 있게 그의 곁을 지켰다.
이처럼 드라마에서는 김일리와 김준의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절절한 사랑을 그린다. 이들의 키스신에서는 키스하는 두 사람의 뒷모습과 비가 내리는 모습, 창가, 처마 등 한편의 풍경화 같은 장면들이 교차 편집돼 따뜻한 영상으로 표현해냈다. 키스를 한 후 첫 만남에서 어색함에 쭈뼛거리거나, 김준을 만나러 가기 전 한참이나 거울을 보고 옷을 고르는 김일리의 모습에서 사랑에 빠진 여자의 설렘을 담아냈다.
그렇다고 드라마는 불륜을 애써 미화하려고 들지 않는다. 김일리와 김준은 장희태의 존재를 밀쳐두고 마냥 자신들의 사랑을 앞세우지 않는다. 김준이 간혹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도, 김일리가 식탁 앞에서 남편을 향해 미안해요”라고 말하는 것도 분명하게 장희태를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달은 후이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 나아가지도, 뒤로 물러나지도 못하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의 불안감을 비중 있게 묘사하며 드라마는 불륜을 미화할 의도가 없음을 시사한다. 또한 김일리, 김준, 장희태의 위태로운 관계를 굳이 어느 한쪽에서 비추지 않고, 철저히 제 3의 시선으로 그려냄으로서 옳고 그름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점도 보인다. 불륜인지, 로맨스인지, 혹은 이들이 벌이는 불륜이 나쁜 것인지, 허용 가능한 것인지 등의 가치 판단은 오롯이 시청자의 몫으로 남기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이들의 사랑은 불편하다. 아무 것도 모르는 장희태가 김준에 친구하자는 말을 하거나 아내를 위한 의자를 만들 생각에 들뜬 모습을 보일 때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김준과 김일리의 사랑에 설렐 즈음이면 장희태의 바보 같은 미소가 겹쳐 보이면서 설레려던 마음에 죄책감까지 들 정도다.
끝내는 아름다운 장면과 김준-김일리의 키스신이 어우러지는 과정을 향한 불편한 시각을 거둘 수는 없게 된다. 이들의 불륜, 혹은 로맨스에 온전히 이입할 수 없다보니 드라마에도 쉽사리 빠져들지 못하게 된다. 주인공들의 감정에 이입해야 할 시간에 이들의 행동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애초 극의 무게감을 조절하며 무겁지 않은 ‘빈티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던 기획 의도와는 달리, 드라마는 점점 ‘불륜이라는 소재에서 오는 무게감으로 내려앉고 있다. 아무리 ‘연애시대의 한지승PD라도 소재의 한계성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하는 씁쓸한 의문이 남는 부분이다.
한편, ‘일리있는 사랑은 결혼 후 찾아온 사랑에 혼란스러워하는 한 여자와 그를 바라보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매주 월, 화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