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원 토막살인 `계획살인 정황` 드러나나…앙심·범행일 휴가
입력 2014-12-16 10:25  | 수정 2014-12-16 10:31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55·중국 국적)이 최근 자신을 만나주지 않던 김모(48·중국 국적)씨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다가 범행당일 휴가를 내고 김씨를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박이 김씨를 만나 바로 범행을 실행한 정황으로 보아 사전에 계획된 살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16일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박은 범행동기 조사에서 지난 4월부터 동거했던 김씨가 지난달 초 짐을 싸서 언니집으로 들어간 뒤 자신을 만나주지 않아 앙심을 품어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박은 범행 발생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자신이 일하던 공사장 작업반장에게 "내일 하루 휴가를 내겠다"고 말한 뒤 퇴근했다.
이후 박은 26일 오후 1시 30분께 김씨가 일하는 대형 마트를 찾아가 반강제로 데리고 나온 뒤 오후 2시께 팔달구 매교동에 위치한 자신의 전 주거지로 데리고 들어갔다.

경찰은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박이 김씨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자마자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박이 최근 2개월간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김씨에 대해 앙심을 품고 미리 휴가를 낸 뒤, 김씨를 일방적으로 만나 집으로 데려와 곧바로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박은 26일 범행을 목적으로 휴가를 내 김씨를 만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획된 살인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박은 자신이 유리한 점에 대해선 진술해도 계획된 범행 등 불리한점에 대해선 진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엿다.
한편 추가조사에서는 박이 매교동 전 주거지와 교동 반지하방 두 군데에서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뒤 지난달 29일 새집을 구하려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교동 월세방은 오로지 시신을 훼손해 유기할 목적으로 가계약한 것이 맞는 것 같다"며 "그런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시신을 훼손한 곳에선 살기 싫다며 새집을 구하러 다닌 걸 보니 치가 떨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도 기동대 등 2개 중대 180여명을 투입해 수원천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김씨 시신의 일부분은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
박에 대한 현장검증은 17일부터 2일간 수원 매교동 전 주거지, 교동 반지하방, 팔달산, 수원천변, 오목천동 야산 등 5곳에서 진행된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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