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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훈련 ‘절대불가’ 선수협 “발단은 김성근 감독”
입력 2014-12-16 09:14  | 수정 2014-12-16 09:16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단단히 뿔이 났다. 넥센 히어로즈가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방침을 어긴 것 때문일까. 정작 선수협이 화가 난 본질은 따로 있었다.
선수협은 지난 15일 한 언론 매체가 보도한 넥센의 비활동기간 훈련 사진에 대해 넥센의 합동훈련에 크게 분노하며 진상 파악 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도된 사진에는 넥센 코치진과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선수협은 즉각적인 대응을 했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넥센을 찾아가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해당 코치진을 만나 선수협의 강경한 의사를 전달했다. 선수협은 진상 파악을 한 뒤 넥센의 합동훈련 여부에 대해 제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충식 사무총장은 이날 밤 몹시 격앙돼 있었다. 박 사무총장의 첫 마디는 넥센이 솔직히 피해자”라는 말이었다.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넥센은 합동훈련 금지를 어긴 당사자. 그런데 선수협은 오히려 넥센의 억울함을 역설했다.
박충식 사무총장은 선수협의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논란의 본질은 넥센이 아닌 다른 구단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 사무총장은 넥센에 대해서는 제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제재를 할 것이다. 넥센은 과거 방침과 바뀐 규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 하지만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목동야구장에서 선수들의 철수를 요청했다. 1명이라도 운동장에 나오면 안 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무총장은 넥센은 솔직히 피해자다. 지금껏 모든 구단이 규정을 어기지 않고 잘해왔다. 그런데 올해 한화 구단 때문에 다 바뀐 것이다. 김성근 감독이 오시면서 다시 규정을 정하게 된 것”이라며 김성근 감독이 오셨다고 해서 갑자기 잘 지켜지던 룰을 바꿀 이유는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결국 선수협에 따르면 합동훈련에 대한 논란의 발단이 된 것이 한화라는 것. 올해 한화의 사령탑을 맡은 김성근 감독은 일본에서 마무리훈련을 마친 뒤 선수협에 해외 합동훈련에 대한 제안을 했다. 재활선수들을 포함해 비활동기간 해외에서 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시키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선수협은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고, 선수협 총회를 열어 오히려 추가 조항을 더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 감독은 결국 합동훈련을 포기했으나 벌금을 물어서라도 선수들의 훈련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금껏 모든 구단은 자율훈련을 지키면서 잘 해왔다. 아무 문제가 없었다. 모든 구단이 이미 오래 전부터 지켜온 룰”이라며 그런데 한화에 김성근 감독이 오시면서 강제로 선수들의 훈련을 요구했다. 재활선수까지 포함해 해외에서 캠프를 차리려고 했기 때문에 선수협에서는 강경하게 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사무총장은 지난해 한화를 맡았던 김응용 감독도 ‘우리가 꼴찌를 하고 있으니 선수들 훈련을 좀 시켜도 되냐는 문의가 있었다. 하지만 선수협의 방침이 있었고, 김응용 감독도 이해를 하시고 룰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선수협은 이번 사태가 본질에서 크게 왜곡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사무총장은 선수 개인이 알아서 훈련을 하는데 왜 선수협에서 관여를 하겠나”라며 지난 10여년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 선수들이 구단 시설을 이용하고 훈련을 하면서 휴가 중인 코치들에게 ‘한 번 봐 주세요라는 간단한 지도도 모두 허용했다. 단 구단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아야 하고, 강제성이 없는 훈련이라는 것이 전제였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선수협에서는 구단에 야구장 개방을 해라, 하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구단에서 선수들을 불러내지 말아야 한다. 강제로 합동훈련을 시킬 수는 없다. 코칭스태프도 절대 관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수협의 의지는 강했다. 박 사무총장은 김성근 감독이 어떤 요구를 하더라도 선수협의 방침은 절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에 대해선 다시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며 타협도 없을 것이다. 재활선수는 물론 선수들을 1~2명씩 불러내 합동훈련을 시키는 일은 절대 안 된다”면서 훈련을 원하는 선수들에게는 선수협에서 모든 시설을 구해 운동을 시키도록 하겠다. 우리는 충분히 그럴 힘이 있다”고 확실한 선을 그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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