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KCC, 지분투자로 잇단 대박…제일모직 17% 보유
입력 2014-12-12 15:46  | 수정 2014-12-12 17:16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열풍을 계기로 제일모직의 주요주주인 KCC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건축자재를 본업으로 하면서도 여느 자산운용사 못지않은 주식투자 실력을 뽐내며 큰 수익을 거둬왔던 KCC가 제일모직 상장을 계기로 다시 한번 ‘대박을 터트리게 됐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지분 가치 상승이 KCC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보유 중인 제일모직 지분 2125만주(17%) 중 750만주를 구주 매출 방식으로 매각해 총 3975억원의 현금을 취득할 예정이다. 2012년 1월 주당 3만6000원에 제일모직 전신인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취득한 것을 감안하면 주당 1만7000원의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3년이 안 돼 5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구주 매출로 거둬들이는 매각 차익만 1275억원에 달한다. 투자수익은 제일모직 상장 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일모직 주식을 여전히 1375만주(10.2%)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2337억원의 평가차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둔 상황. 상장 이후 제일모직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평가차익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 주가가 현재 10만원 안팎인 장외시장 시세에 수렴할 경우 평가차익은 65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상승이 필수적이고, KCC가 보유 중인 제일모직 잔여지분이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전자 등 그룹 핵심기업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KCC의 주가 흐름은 본업 가치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 가치에 따라 좌우돼 왔다”며 제일모직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투자자산 가치에 반영되면 KCC 주가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CC의 투자방법과 투자성과는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못지않다. 정몽진 KCC 회장은 ‘잘 아는 주식을 장기 보유한다는 투자원칙을 지켜온 것으로 유명하다. KCC의 투자종목은 대부분 범현대가 그룹에 속한 기업이거나 본업인 건자재·도료사업과 연관된 건설, 자동차 등에 한정돼 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KCC는 현대중공업, 현대차, 현대산업개발, 현대종합상사, 한라 등 10여 개사의 상장주식을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금액 기준 상위 5개사의 취득원가 총액은 2002억원이다. 반면 현재가는 12일 종가 기준으로 5762억원에 달한다. 200% 가까운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KCC의 주식투자에 대해 호평하는 또 다른 이유는 본업과의 시너지 창출이다. KCC가 투자하는 기업들은 잘 아는 기업일 뿐만 아니라, ‘주요 매출처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와 더불어 KCC 도료 부문 최대 고객이다. KCC는 2011년 말 제일모직 지분 17%를 취득하면서 거래가 없던 삼성그룹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2012년부터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에 건자재를 본격 납품하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더불어 KCC의 주요 건자재 고객 중 하나다. KCC는 무조건 장기보유가 아니라 상황이 달라지면 과감히 매도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KCC는 2011년 7월 주당 20만원이 넘는 최고점에 만도 지분 17.06%를 전량 매각했고, 이후 만도 주가는 10만원대 초반으로 급락한 바 있다. 2012년 1월에는 현대중공업 보유주식 가운데 절반인 249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해 무려 6200억원의 차익을 얻었다.
[노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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