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저금리에 서울서도 분양형호텔
입력 2014-12-11 17:32  | 수정 2014-12-11 18:57
제주를 훑고 지나간 분양형 호텔이 저금리를 틈타 서울까지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서비스드 레지던스도 다시 등장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을 맴돌면서 수익률에 목말라 하는 투자자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중구 명동, 서초구 서초동 등 외국인 비즈니스맨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을 중심으로 분양형 호텔과 서비스드 레지던스 공급이 활발하다.
이처럼 분위기가 바뀐 것은 저금리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아파트 중에서도 임대를 놓기 좋은 소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졌고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제주에 집중 공급됐던 분양형 호텔은 서울에까지 진출했다. 분양형 호텔은 시행사가 일반투자자를 모아 객실을 분양하는 상품으로, 길게는 10년간 일정 수익을 지급하고 이후에는 호텔 운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한다.

1억5000만원 수준의 비교적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구분등기가 가능해 아파트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임차인을 따로 구할 필요가 없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부가세 환급도 받을 수 있다. 주거 용도로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고, 일반세율(6~38%)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며 종합부동산세 대상도 아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라마다 앙코르 서울 마곡을 분양 중이다. 분양을 시작한 지 두 달만에 계약률이 90%를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지하 6층~지상 14층, 전용면적 21~43㎡ 228실로 구성됐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과 공항철도 마곡역(2017년 개통 예정)이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이다. 마곡지구는 국내 연구개발(R&D) 단지 중 최대 규모인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해 코오롱, 롯데, 이랜드, 대우조선해양, 넥센타이어, 에쓰오일 등 57개 기업이 들어선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007년 이후 연평균 11.6% 증가세를 보이고, 강서구의 특2급 호텔 가동률이 90%에 달하는 등 마곡지구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 수요를 흡수하기에 최적 입지”라고 설명했다.
충무로 일대 명동에는 ‘르와지르 호텔이 분양 중이다. 옛 밀리오레를 리모델링한 호텔로 연면적 3만7799㎡ 규모에 지상 3~17층, 전용면적 13~38㎡ 619실로 구성됐다.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며 내년 1월 문을 열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오피스텔 분양이 크게 늘면서 공급 과잉 염려가 커지자 오피스텔을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용도 변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비스드 레지던스는 2000년대 초중반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10년 호텔 업계 반발로 공급이 중단됐다. 그러나 2012년 초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활형 숙박업 조항이 추가되면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푸르지오시티는 2012년 7월 오피스텔로 분양했지만 현재 서비스드 레지던스로 바꿔서 분양 중이다. 호텔과 같은 숙박시설에 취사·세탁시설 등 주거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지하 7층~지상 20층, 전용면적 20~29㎡ 403실 규모로 구입 후 직접 거주할 수도 있고 객실로 대여해 일정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지난 10월 준공해 계약 후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수익 과대포장 우려가 있는 만큼 실투자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분양업체들이 길게는 10년까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한다지만 이 기간이 지난 뒤 수익률은 책임지지 않는다”며 수익률 보장 기간 후 호텔 영업이 부진해 수익률이 줄거나 손해가 나도 전적으로 투자자 부담”이라고 말했다. 운영업체가 부도가 나면 객실 매각이 어려운 만큼 시행사나 운영사의 재무건전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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