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주재를 위해 부산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벡스코 양자회담장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상호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정세 및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특히 지난 2월 이후 진전되지 못한 양국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취임한 조코위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CEPA 협상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시장·투자·경제협력의 3가지 기둥으로 접근하면서 양국간 입장을 고려해 상호이익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조속한 협상 재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양국간 CEPA 협상은 우리 측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상품 양허에서 제외된 자동차, 철강 등의 양허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는 상품 분야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가 연계돼야 한다는 점을 고수하고 있어 의견을 좁히지 못해왔다.
박 대통령은 또 포스코와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 스틸(KS)' 간 합작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과 관련, "당초 계획대로 KS 스틸과 합작해 투자가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직접 현안을 챙길 것"이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세계 비확산체제의 안정을 해치는 북핵 문제와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인도네시아 측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한다"며 "특히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또 "지난 1일 러시아 베링해에서 발행한 오룡호 침몰 사고로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희생돼 대통령님과 유가족에게 마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인명구조 등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체결된 양국간 창조산업 양해각서(MOU)에 따라 최근 패션, 음악, 디자인, 영화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고 평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의 딸이 '슈퍼주니어', '엑소(EXO)'의 팬이라고 전하며 "딸과 함께 자카르타에서 K-팝 공연을 두번 관람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두 정상은 2006년 이후 중단된 외교장관 공동위원회를 내년 초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방산, 전자정부, 양국간 투자확대, 금융, 해양인프라, 창조산업및 인적교류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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