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여야 지도부가 전날 합의한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와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당하다면 나와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망신 주는 건 안되는 일"이라고 전제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한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 채택에 대해 "딱 부러지지 않으면 전직 대통령은 덮어놓고 부르면 안 된다. 망신 주는 건 안 된다"면서도 "터무니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와서 (설명)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자원외교 한 것 자체를 갖고 뭐라 할 수는 없다. 당시 중국이 블랙홀처럼 자원 부분을 빨아들이면서 (자원외교를) 다 해야 된다는 입장이었다"며 "(자원외교가) 손해를 봤다고 해서 그것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책임질 게 있다면 나와서 증언해야 한다"며 "무조건 불러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지도자의 의지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 '인사참사' 등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지금 와서 사람들이 '아, 이래서 그랬구나'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다. 유신 후기 같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오는 15∼16일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공무원연금개혁, 사자방(4대강사업·자원외교·방위산업) 문제를 주제로 열리는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생각지 못한 큰 것이 나올 것"이라며 추가 의혹이 폭로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또 문 위원장은 전당대회에 출마할 비대위원들이 긴급현안질의 직후인 오는 17일 동반사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후임 지도부 선임에 대한 원칙도 다 생각해놨으며, 하루 전에 (당사자들에게) 통보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비대위원들이 사퇴하는 당일, 후임 인선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날 전대룰 의결을 위한 당무위원회도 잡아놨다는 설명이다.
이어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이라도 언제든 (비대위원으로) 환영"이라며 "후임 비대위원 인선에 혹시 고사하는 분이 있으면 일단 '개문발차'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