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윈터미팅 이모저모] ‘사장님이 미쳤어요’ 다저스, 폭풍 트레이드
입력 2014-12-11 15:11  | 수정 2014-12-11 19:48
내가 보여준다고 했어, 안했어?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사장님이 미쳤어요! 할인 판매를 진행하는 가게 앞에서 볼 수 있는 문구가 딱 어울리는 하루였다. 그동안 잠잠한 윈터미팅을 보낸 다저스는 대형 트레이드를 연거푸 성사시키며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신임 사장 앤드류 프리드먼의 수완이 빛난 하루였다.

다저스의 폭풍 트레이드
다저스는 이번 윈터미팅에서 소외받는 존재였다. 돈 매팅리 감독이 넷째 출산을 이유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한몫했지만, 맷 켐프 트레이드 추진을 제외하면 큰 움직임이 없었던 것이 컸다. 둘째 날까지는 존 레스터를 데려간 컵스와 제프 사마자를 영입한 화이트삭스, 두 시카고 팀이 승자였다.
그러나 이 분위기는 하루 만에 뒤집혔다. 다저스는 일단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베테랑 유격수 지미 롤린스를 영입하는데 합의했다. 아직 필라델피아에 내줄 트레이드 카드를 확정하지 못해 공식 발표는 못하고 있지만, 롤린스의 합류는 확정된 상태다.
여기에 마이애미 말린스와 3대4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트레이드 불가를 외친 선발 댄 하렌과 주전 2루수 디 고든, 내야 유틸리티 미겔 로하스, 여기에 추후 지명 선수 한 명과 현금을 내주고 좌완 투수 앤드류 히니, 유틸리티 선수 카이크 에르난데스, 우완 투수 크리스 해처, 포수 겸 내야수 오스틴 반스를 영입하는 것에 합의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다저스는 마이애미에서 받아 온 히니를 에인절스에 내주고 주전 2루수 호위 켄드릭을 받아오는 거래에 합의했다. 다저스의 주전 2루수는 순식간에 고든에서 켄드릭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다저스 프런트의 언론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자이디 단장은 고든은 절대 팔지 않는다”는 말을 한지 하루 만에 이를 뒤집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다저스의 ‘폭풍 트레이드에 현지 기자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다. ‘FOX스포츠의 켄 로젠탈은 프리드먼은 오늘 밤 안에 29개 구단과 모두 트레이드를 할 거 같다”는 말을 남겼고,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은 다저스는 윈터미팅을 자신들의 축제로 만들었다”고 평했다.
한편, 다른 지역으로 트레이드 되면 은퇴하겠다는 말을 남겼던 하렌은 에이전트를 통해 마이애미로의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 남고 싶은 내 강한 열망은 이미 문서화한 상태다. 여러 가지 선택을 고려한 뒤 결정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다저스는 하렌이 은퇴할 경우, 마이애미에 그의 2015년 연봉 1000만 달러를 지급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다저스는 조만간 외야 교통정리도 할 예정이다. 맷 켐프의 샌디에이고 트레이드가 유력하다. 여기에 삼각 트레이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놀랄 일이 아직 남은 것이다.
다른 팀의 영입은 초라해 보일 정도다. 만년 하위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팻 니쉑과 루크 그레거슨 영입을 동시에 확정하면서 불펜을 강화했다. 피츠버그는 필라델피아로부터 좌완 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도를 받고 마이너리그 좌완인 조엘리 로드리게스를 내줬다.
애리조나가 웨이드 마일리를 보스턴으로 보내고 대가로 루비 데 라 로사와 앨런 웹스터를 받아온다는 소식도 전해졌으나, 아직 완전한 합의 단계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조 매든은 다저스가 움직이기 전까지 윈터미팅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윈터미팅 ‘말말말


손자가 태어났다는 소식 이후 최고로 흥분되는 뉴스다. 복권에 당첨되는 일이 흔치는 않지 않은가. 우리는 방금 야구 복권에 당첨됐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할지는 우리에게 달렸다.”

조 매든 시카고 컵스 감독. 지난 10일 존 레스터 영입을 확정지은 뒤 그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 장면은 이번 윈터미팅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다. 다저스가 움직이기 전까지.


잘못된 정보는 아주 강력한 도구다”

앤드류 프리드먼 LA다저스 사장.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전, 그는 취재진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어 파한 자이디 단장은 주전 2루수 디 고든은 절대 팔지 않겠다는 말을 했고, 바로 다음 날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는 진정 언론을 이용할 줄 아는 능력자였다.


오클랜드는 여전히 상대하기 힘든 팀이 될 것이다.”

마이크 소시아 LA에인절스 감독. 지구 라이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연이은 주전 트레이드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계속된 전력 이탈에도 오클랜드는 여전히 강팀이 될 거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내가 오랫동안 감독을 했다고 하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샐비어(sage)나 로즈마리, 백리향같은 것들은 잘 모르겠다.”

또 다시 소시아 감독.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경력이 많은 감독 중 한 명인 그는 젊은 감독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현자(sage)가 된 듯한 느낌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은 언어유희로 답을 피해갔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이 땀을 닦고 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TV를 틀었을 때 ESPN이든 지역 방송이든 MLB 네트워크든 샌디에이고의 모습이 나오는 것은 참 좋다. 여기는 윈터미팅을 열기에 딱 좋은 곳이다.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우리 도시가 자랑스럽다.”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 윈터미팅이 자신의 연고지인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소감에 대한 답변. 샌디에이고는 1985년 이후 30년 만엔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야구를 라디오 중계로 잘 할 수 있다면 모든 스포츠 중계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해설가에게 수여하는 포드 C 프릭상을 수상한 딕 엔버그 샌디에이고 전담 해설가. 1957년부터 마이크를 잡은 그는 NBC, CBS, ESPN 등을 거쳐 2009년부터 샌디에이고 전담 중계를 맡고 있다.
[greatnemo@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