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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영화 속 콘셉트 디자인’①] 대중에게 너무도 생소한 개념
입력 2014-12-11 15:09 
사진제공=이정우 미술감독
[MBN스타 여수정 기자] 영화 속 배경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여주는가 하면, 인물이 처한 상황 또는 성격까지도 보여준다. 때문에 배경은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만큼이나 중요하다. 주로 영화의 주제에 따라 배경이 정해지며, 미술 팀은 감독과의 수많은 회의를 진행한 후 배경 제작에 돌입한다. 이에 앞서 미술 팀은 ‘콘셉트 디자인을 통해 미리 그 모습을 상상하며 더욱 완성도 높은 배경 제작에 노력을 가하게 된다.

제작진에게는 익숙하지만 대중에게는 너무도 생소한 콘셉트 디자인은 고객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서 영화의 비주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것이다. 외국에는 이를 전문으로 하는 이가 있지만 한국에는 콘셉트 디자인 자체가 불명확하고 이를 따로 하는 디자이너가 없기에 미술감독과 감독, 촬영감독이 주로 업무를 도맡는다.

또한 콘셉트 디자인은 드라마와 사극, 공포 장르보다는 SF, 판타지에 필요하다. 프로덕션 디자이너가 총괄하며 현장에는 아트 디렉터가 이들의 방향을 이어받아 현장을 책임진다. 그러나 한국은 예산의 문제 때문에 프리와 콘셉트, 현장 작업을 모두 한꺼번에 진행한다. 이와 달리 미국은 업무가 세분화되어있어 더욱 전문적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주요 배경이 될 방향과 색상 등을 고민한다. 손으로 직접 그렸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3D 프로그램을 통해 색상과 소품, 비례, 공간 변화, 카메라 각도 등을 표현하고, 충분한 협의 끝에 본격 제작을 시작한다.

다소 밋밋하고 평범한 배경도 콘셉트 디자인을 거친 후라면 생동감 넘치고 배경만으로도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 등장인물의 분위기 등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영화는 끝나도 강렬한 여운은 오랫동안 지속된다.

2001년 ‘에스터 데이 미술 팀으로 시작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감시자들 콘셉트 디자인, 미술 팀, 작화 팀, 세트 팀, 콘셉트 디자인, 미술감독 등 다양한 포지션으로 현재까지도 일을 해오고 있는 손민정 미술팀장에 따르면 콘셉트 스케치(디자인) 과정은 시나리오 분석, 연출 감독과의 영화적 상상력 공유, 시나리오에 맞는 자료조사에 따른 이미지 지도를 만들어 영화적 비주얼 가이드라인 제시와 영화적 이미지 콘셉트 디자인(색상, 분위기, 톤, 전체 시각적 미장센), 세부 공간 콘셉트 디자인, 실행 디자인, 세팅 플랜(작화, 소품 등)이다.

손민정 미술팀장은 MBN스타에 잘 정리된 콘셉트 디자인은 연출, 촬영, 조명, 제작 등 각 부서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며 정확한 표현(디자인) 세팅의 계획까지 담아낸다. 이는 프로덕션 진행의 오차를 줄여주고 계획했던 프리 프로덕션에서의 협의 관계를 영화 제작의 마지막 단계까지 지켜주는 영화적 이미지 메이킹의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며 영화 일 자체가 시간 개념 없이 진행되기에 실행으로 옮겨지기까지 끝없는 일의 연속이다. (웃음) 때문에 영화가 끝나야 일이 끝난다. 그럼에도 희로애락을 다 경험하게 해주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고 고충을 언급하기도 했다.

2000년 ‘리베라메를 시작으로 ‘베사메무쵸 ‘재밌는 영화 ‘중독 ‘바람의 파이터 ‘예의없는 것들 ‘김광장대김관장대김관장 ‘무방비도시 ‘홍길동의 후예 ‘기생령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 등에 프로덕션 디자이너/ 미술 팀(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는 이정우 감독은 MBN스타에 배경 제작에 앞서 시나리오를 받는데 그 안에는 글만 있을 뿐, 공간이나 분장에 대한 설명이 없다. 성격과 취미는 없고 나이와 가족관계 등만 적혀있다. 때문에 성격과 취미, 처한 상황 등을 잡아가는 게 1차적인 작업이다. 그 후 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전체적인 색상, 공간의 느낌, 소품 등을 세부적으로 정한다. 촬영 전에 미리 이 작업을 3~4개월 동안 진행한다”고 콘셉트 디자인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김병한 미술감독
‘새드무비 촬영부 ‘눈부신 날에 촬영B팀 ‘마더 ‘이끼 소품 팀 ‘악마를 보았다 콘셉트 디자인 ‘고지전 미술팀 ‘변호인 미술 ‘신촌좀비만화 미술 ‘나의 독재자 미술에 참여한 김병한 미술감독 역시 MBN스타에 한국에는 콘셉트 디자인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미술 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팀장들이 공간 디자인을 미술감독과 하면서 콘셉트 디자인을 하는데 콘셉트 스케치를 하기도 하고 3D 시물레이션을 하기도 한다”고 추가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이정우, 김병한 미술감독과 마찬가지로 손민정 미술팀장 역시 한국에서는 콘셉트 디자인을 주로 맡는 이가 없음을 강조, 할리우드와 다른 한국의 진행과정을 밝혔다. 손민정 미술팀장은 한국영화 미술의 경우 할리우드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 분야와 다르게 프로젝트의 진행기간이 짧고 예산 또한 넉넉하지 않다. 전문적인 콘셉트 디자이너 또는 일러스트레이터를 따로 고용하기에 열악한 환경이다. 그래서 할리우드 시스템을 모방한 직능의 포지션을 미술 팀 내에서 통합해 진행한다”며 내가 미술 팀에서 하는 일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시나리오에 맞는 이미지 콘셉트 정리하고 그에 따른 이미지를 연출가에게 제시, 타협해 영화적 콘셉트 이미지(분위기, 톤 등)의 기초가 정해지면 세부공간의 디자인에 들어가게 되고 환경에 따라 로케이션 갈지, 세트로 갈지 정한다. 그 다음엔 이에 따른 프로덕션 진행에 필요한 각 공간의 세팅 계획에 맞는 준비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정우, 김병한 미술감독과 손민정 미술팀장이 계속 강조한 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조금 더 직접적이고 완성도 높은 이미지를 표현하고 제시하는 방식의 하나고 콘셉트 디자인(스케치)을 하는 것이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bn_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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