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주열 "`KDI 디플레 대응 금리인하 주장` 과하다"(종합)
입력 2014-12-11 13:56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1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저성장·저물가 장기화에 따른 디플레이션(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한 데 대해, "3%대 성장률과 1%대 물가 상승률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KDI는 전날 발표한 '2014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3%에서 1.8%로 각각 낮춰 제시했다.
이 총재는 "최근 우려는 원론적 정의에 맞춰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실물경제 활동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저성장·저물가 고착화를 우려하는 뜻에서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저성장·저물가는 순환적 요인, 구조적 요인이 복합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와 통화당국의 정책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특히 구조적 개선 노력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총재는 "통화당국에서는 금리를 두 차례 낮추는 등 경기 모멘텀을 살리려는 노력을 했고, 정부도 다각적 정책을 통해 경기를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하면서 "그럼에도 아직 실물경기가 만족할 만큼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구조적 요인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선 저성장·저물가를 타개할 수 없다"며 일본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이 1990년대 초 성장률이 급락하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 디플레이션에 진입하게 된 것은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 넘어갔기 때문"이라며 "아베노믹스가 주춤하는 것도 통화정책에만 의존한 결과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기 모멤텀을 살리기 위해 저성장 추세에)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하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통위는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앞서 금통위는 8월과 10월 각각 0.25%씩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개월 연속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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