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1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0%로 유지,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한은은 지난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이날 한은의 결정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해 금리인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환경에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요인이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경계감도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인하 시 가계부채 증가 우려감, 미국발 금리정상화로 인한 불확실성, 일본과 중국의 양적완화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 등을 금리동결 배경으로 설명했다.
실물경제를 보면 회복세는 미약하지만 3개월 앞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경기선행지수가 기준치(100)를 웃돌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1분기 0.6%, 2분기 0.3%, 3분기 1.2% 각각 증가했다. 그러나 월별로 보면 8월(-2.7%) 감소에서 9월(2.0%) 증가로 돌아섰다가 10월(-3.4%)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소매판매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5월 1.1%, 6월 1.0%, 7월 0.5%, 8월 2.3%, 9월 1.6%로 플러스 증가율을 이어가다 10월 0.3% 감소했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인 내구재 판매는 5월 2.0%, 6월 6.2%, 7월 3.0%, 9월 1.8%, 9월 12.7% 각각 늘어 증가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10월(-1.2%)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설비투자지수는 플러스 증가율을 지속하다 8월(-9.9%) 중 악화, 9월(12.7%) 들어 다시 회복됐다가 10월(-8.8%)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설비투자지수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7월(-6.9%)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8월(152.3%)과 9월(15.4%) 다시 플러스를 지속했다. 그러나 10월(-24.1%)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건설기성 부문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7월 21.6%, 8월 84.3%, 9월 37.8%, 10월 2.2%를 기록, 증가세를 지속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6월 각각 100.1, 7월 100.2, 8월 100.5, 9월 100.3, 10월 100을 기록해 기준치 이상을 유지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101.3, 6~7월 각각 101.6, 8월 102.4, 9~10월 103으로 기준치를 웃돌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5월 1.7%, 6월 1.7%, 7월 1.6%, 8월 1.4%, 9월 1.1%, 10월 1.2%, 11월 1.0%로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9월 각각 2.8%, 10~11월 2.7%로 소비자물가 대비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내년 중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지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내년 중 추가로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시기는 빠르면 1월로 보며,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연 1.75%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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