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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이머징마켓 위기는 장기투자 기회
입력 2014-12-10 17:17  | 수정 2014-12-10 19:21
달러화 강세, 국제 유가 급락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머징 마켓 전반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머징 마켓은 경제 및 시장 면에서 국가별로 서로 상이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투자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각 국가별 상황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최근 이머징 마켓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 중 하나는 원유 가격이다. 올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온 유가는 지난달 2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현재의 하루 최대 300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결정을 발표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국가들의 주가와 통화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특히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이 전체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경우 MSCI 러시아지수가 11월 중 10.89% 하락했다. 콜롬비아(-13.25%), 말레이시아(-4.86%), 브라질(-4.81%) 등도 타격을 받은 국가에 속한다.
반면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터키 등 에너지 수입 규모가 큰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유가 하락의 수혜자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터키는 11월 중 MSCI 터키지수가 7.44% 상승하는 등 그 어떤 시장보다도 강세를 시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비록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받은 신흥국이라 할지라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밸류에이션이 떨어졌을 때가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일 수 있다.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이머징 마켓의 장점들에 각 국가가 해당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대다수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경제성장률, 외환보유액, 그리고 경상수지가 높은 반면 정부 부채는 낮아 견실한 경제 펀더멘털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높은 잠재성장성으로 인해 회사채와 같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달러 강세로 이머징 통화가치가 단기적인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선진국 통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머징 마켓 통화가 평균적으로 선진국 통화 대비 저평가돼 있고 신흥국 경기 가속화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활성화되면서 이머징 통화 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흥국 통화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이미 축소 중이며 장기적으로도 계속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머징 마켓에 투자할 때 당장의 경제지표에 연연하는 대신 인내심을 갖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보다 좋은 투자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곽태선 베어링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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