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저앉은 정·화·조…항공株만 날았다
입력 2014-12-09 17:28  | 수정 2014-12-09 19:35
코스피가 국제유가 급락에 발목이 잡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정유 화학 조선주가 일제히 주저앉으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00포인트(0.40%) 내린 1970.95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약세 여파로 냉각된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이 2316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지만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코스피 하락은 국제유가가 하루에만 4% 이상 급락한 것이 원인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2% 하락한 배럴당 63.05달러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 자체는 수출경기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 유가 하락은 각국 통화정책 간 충돌과 이로 인한 달러 강세, 원자재시장 약세와 함께 나타나면서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12월 소비 시즌 효과, 대차잔액 감소 등 증시 상승 호재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과 환율 변동성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유가 하락으로 피해주와 수혜주 간 엇갈린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정유주인 SK이노베이션(-2.20%) GS(-0.37%), 조선주인 현대중공업(-3.1%) 삼성중공업(-2.8%) 등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유가 급락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뿐만 아니라 저가 항공사(LCC)를 보유한 지주사 주가도 덩달아 강세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부사장의 자질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5.63% 오른 4만8800원으로 마감하며 또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유가 급락 효과가 오너 리스크까지 잠재운 것이다.
저가 항공 진에어의 지분 100%를 보유한 지주사 한진칼도 최근 두 달간 주가가 39.32% 급등한 데다 이날도 3.82% 오르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저가 항공을 보유한 중소형 지주사 약진도 두드러졌다. 저비용 항공시장 내 독보적 1위인 제주항공의 지주사 AK홀딩스 주가는 이날 1.39%, 두 달 새 31.58% 급등했다. AK홀딩스는 내년 3월 제주항공이 코스피에 상장되면 구주매출로 현금 약 2000억원까지 확보하게 돼 자회사 효과를 톡톡히 입을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을 핵심 종속회사로 둔 티웨이홀딩스는 전환사채(CB) 발행 소식에 소폭 하락했음에도 장중 959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썼다. 아울러 티웨이홀딩스 지분 58.4%를 보유한 예림당 주가도 24.4%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장재웅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