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니클로, `1마일 팬츠·캐시미어 드레스`…"편안함 안에 패션 더해"
입력 2014-12-09 17:00  | 수정 2014-12-09 18:19
<유니클로 2014년 봄여름 시즌 프리뷰>

대표적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2005년 한국에 상륙한 이후 '저렴하고 편한'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라이프웨어'(Life Wear)로 컨셉을 잡고 실용성 높은 의류들을 매 시즌마다 내놓고 있다.
유니클로가 지난 3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개최한 '유니클로 2014년 봄여름 시즌 프리뷰'에서 공개한 의류들도 이와 유사하다. 신축성 뛰어난 청바지와 발수 기능을 갖춘 외투까지, 가볍고 부드러운 의류들이 이번 시즌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대표 제품인 '스마트 스타일 팬츠'(Smart Style Pants), '드라이 스트레치 팬츠'(Dry Stretch Pants), '울트라 라이트 다운'(Ultra Light Down) 등이 내년에도 대표 모델로 출시된다.
다만 유니클로는 이번 시즌 기능성을 넘어, 활용도가 높은 의류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편한 것이 아니라 사무실, 퇴근 후의 모임, 골프 코스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전 시즌에 비해 다양한 색상과 소재를 사용해 소비자가 어디서든 유니클로의 옷을 선택해 입을 수 있도록 했다.
◆ "Made for all. 다양한 색상·무늬·원단을 사용할 것"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유니클로에 합류한 리앤 닐즈(LeAnn Nealz) 수석 크리에이티브 오피서(CCO)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닐즈 CCO 여성의류 브랜드인 쥬시꾸뛰르(Juicy Couture)의 회장을 맡은 바 있고,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 갭, 바나나 리퍼블릭, 캘빈 클라인 등에서도 디자인과 마케팅 임원으로 일했다.
닐즈 CCO는 이날 행사에서 이번 시즌을 총괄하면서 중점을 둔 전략을 묻는 질문에 'made for all(모두를 위한 의류를 만든다)'이라며 함축해 설명했다.
"활용도 높은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훌륭한 디자인 팀은 여러 색상과 무늬, 원단을 활용해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 신선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전세계 고객들이 각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게 의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니클로를 이끌 것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닐즈 CCO의 경영 철학은 유니클로의 이번 시즌 대표상품들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울트라 라이트 다운 외투 시리즈는 군대 무늬(카모플라주), 꽃무늬, 물방울무늬 등이 추가됐다. 다이아 퀼팅이 있는 외투도 있다. 또한 칼라도 낮고 짧은 모양에서 살짝 길어진 형태까지 여러 가지로 변형됐다.
스테테코(steteco·무릎까지 내려오는 남성용 바지) 팬츠는 다양한 무늬와 색감을 과시했다. 스테테코 팬츠는 1마일(1.6킬로미터) 바지라고 불리며 생활권이면 어디든 입고 갈 수 있을 만한 스타일을 뽐냈다.
드레스의 소재도 다양해졌다. 행사에는 봄과 여름에 어울리는 데님, 폰테, 실크, 레이온, 쉬폰 및 리넨-코튼을 조합한 제품들이 전시됐다. 유니클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코튼 캐시미어 니트 드레스도 부드러운 촉감과 디자인으로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드레스들은 목선과 옆면 디자인이 세밀화 돼 여성의 몸매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했다.
영유아를 위한 제품군이 확대된 점도 이번 시즌의 특징이다. 여성과 남성으로 이분화됐던 소비층을 확대해 가족 단위의 매출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닐즈는 "키즈 라인에 대해 많은 힘을 쏟고 있다"며 "안전한 섬유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터 드레스 등 아이들에게 편안하지만 멋진 의류를 입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네스 컬렉션, 일상의류 선봬 "자유로운 스타일링 추구"
유니클로가 프랑스 톱 모델 출신 디자이너 이네스 드 라 프레상쥬와 함께 만든 이네스 컬렉션도 '어디서든 입을 수 있는'이라는 브랜드 콘셉트에 영향을 받았다. 햇빛 뜨거운 여행지에서 간편하게 입고 현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실용성과 우아함을 강조했다.
이네스 컬렉션을 총괄한 타키자와 나오키 디자인 디렉터는 "이네스 라인의 중요한 특징은 인디고 색상, 천연 소재, 프랑스풍 프릴"이라며 "올해도 많은 부분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무채색을 사용하고 과거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무늬를 재해석하는 등 새롭게 시도한 디자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아네스 라인은 짙은 갈색인 캐러멜색을 사용해 햇빛의 그을린 피부를 묘사하고 연한 바닐라색으로 여행지에서 먹는 후식의 달콤함을 표현했다. 또한 빈티지 스타일의 재킷과 셔츠를 활용해 활동적이면서도 우아한 여성미를 나타냈다.
소재 면에선 리넨을 활용해 시원한 착용감을 제공했다. 리넨은 뛰어난 통기성과 흡수성을 갖고 있어 이번 시즌의 필수 소재로 사용됐다. 남성 프리미엄 셔츠와 여성용 셔츠, 재킷에 다양하게 활용됐다. 특히 이네스 라인에서는 표면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그림자를 활용해 여성의 자유분방함을 표현했다는 평가다.
타키자와 디렉터는 "이네스는 톱(top)모델 같은 화려한 이미지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들을 찾아냈다"며 "유니클로의 철학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 다음 컬렉션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도쿄 = 장호진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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