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부 문건 빼낸 혐의 경찰 2명 체포…유출 수사 속도
입력 2014-12-09 16:24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9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최모, 한모 경위 등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 2명을 각각 자택에서 체포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경위 등은 '정윤회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경정이 청와대 파견 해제 후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서울청 정보분실로 옮겼을 때 문건을 빼내 외부로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전날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과 박관천 경정, '비밀회동' 제보자인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3자 대질 신문하면서 '비밀회동'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가닥을 잡은 뒤 수사의 무게중심을 문건 유출 쪽으로 빠르게 전개시키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일 박 경정의 자택과 근무처인 도봉서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이날 체포한 두 경위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문서 유출과 관련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두 사람이 지난 2월 박 경정이 정보1분실로 옮겨 놓은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문건을 복사해 복수의 경로를 통해 언론사 등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문건들 중 작성자가 공직기강비서관실 또는 민정수석실(공직기강)로 돼 있는 'VIP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 '○○○ 비서관 비위 연루 의혹보고' 등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확인된 문건들이다.
검찰은 올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 내용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도 두사람이 유출한 문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을 상대로 문건 입수 경위와 다른 경찰관들과의 공모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올 4월 청와대 행정관의 비리 의혹과 관련된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내용을 보도했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이 세계일보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두 경찰관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 경위 등 경찰관들로부터 청와대 문건을 넘겨받은 한화 경영기획실 소속 차장급 직원 A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한편 그를 참고인 자격으로 임의동행해 문건 유출 과정을 조사했다.
또 대관업무를 하는 A씨는 평소 정보 담당 경찰관들과 친분이 있었고 수개월에 걸쳐 '정윤회 문건' 등 청와대 문건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청와대 외부로 유출됐다가 회수된 문건 100여건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확보했다. 문건 중에는 박경정이 작성한 '정윤회 문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고 박 경정도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박 전 청장 외에 추가 제보자는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한편 검찰은 10일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다시 불러 '비밀회동' 진위와 관련해 '6할 이상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한 근거 등을 확인하고 같은날 출석 예정인 정윤회씨와도 대질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서 5∼6월 민정에 올라간 문건에는 박 경정이 아닌 제3자가 유출 범인으로 돼 있으며 박 경정이 청와대를 나갈때 자신이 작성한 문건을 복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씨에 이어 다음주초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핵심 3인을 조사하고 비밀회동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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