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회사들마다 시장 점유율 공시 기준이 달라 투자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투자 기준 중 하나가 공시된 시장 점유율과 무관치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개선이 요구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원수보험료(매출액) 기준 23개 보험사를 모수로 시장 점유율을 산출하고 있다. 반면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은 SGI서울보증보험 등 9개사를 제외한 14개사를 모수로 시장 점유율을 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화재는 13개사를 시장 점유율 산출 기준으로 삼았다.
원수보험료와 함께 시장 점유율 산정에 영향을 끼치는 모수인 손보사 개수 기준이 보험사 간에 다르면서 점유율 공시가 제각각이다.
시장 1위사인 삼성화재 기준(23개사)에서 올해 9월말 현재 시장 점유율은 2위사인 현대해상이 15.9%, 3위사인 동부화재가 15.2%로 공시돼 0.5%포인트 격차가 벌어졌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나머지 손보사 기준에선 현대해상과 동부화재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6.4%, 15.7%를 나타내 0.7%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한화손보(6.4%)와 메리츠화재(7.7%)의 경우 시장점유율 산정에 자사 외 경쟁사 점유율은 공시하지 않았다.
롯데손보는 자사 시장 점유율(2.96%)을 포함해 나머지 13개사에 대한 점유율을 모두 표시해 공시했다. 또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점유율을 산출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보는 각각 자사를 포함한 상위 4곳의 시장 점유율만 공시했다.
흥국화재는 13개사를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4.7%로 산정해 타사의 23개사 및 14개사 기준으로 산정된 것 대비 높게 나타났다. 23개사 및 14개사 기준으로 산정하면 흥국화재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4.3%, 4.46%였다.
금감원 기업공시 담당 관계자는 "보험사 간에 기준을 달리해 시장 점유율을 산정한 것은 공시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정확한 산출 근거만 명시한다면 감독당국에서 특정 기준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공시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공시 기준을 통일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2011년부터 금감원 권고에 따라 주식 수탁수수료 시장 점유율 공시 기준을 통일해 밝히고 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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