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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초절정 예민남을 고쳐드립니다”…‘슈퍼처방전’
입력 2014-12-09 12:18 
사진=포스터
예민남의 웃픈(웃기고슬픈) 사연을 통해 진한 우정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예민해도 너무 예민하기에 공감을 사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손 청결제가 없이는 함부로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재킷의 주머니 안에는 늘 온갖 비상약들로 가득하다. 낯선 사람과의 스킨십은 생각조차 못하고 옷깃이 닿는 것 역시 질색. 조금이라도 몸이 아프면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정밀검사를 받는다. 로망 포베르(대니 분 분)는 예민함으로 똘똘 뭉친 ‘예민남이다.

결벽증은 물론 건강 염려증, 신경쇠약증까지 모조리 섭렵하며 한시도 한가할 틈이 없다. 사건의 발생은 절친 인 듯 절친 아닌 절친 같은 그의 주치의 디미트리 즈밴카(카드 므라드 분)가 로망의 예민함에 참았던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시작된다.

절친을 잃고 싶지 않다는 일념 때문에 로망은 디미트리와 아픈 환자들이 가득한 의료 캠프 봉사에 일손을 돕게 된다. 그러나 진짜 아픈 환자보다 더 아픈 시늉으로 이들이 누울 침대까지 넘본다. 그러던 중 전쟁 영웅으로 오해를 받으면서 로망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사랑에 사도 몰랐던 그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여성 안나(엘리스 폴 분)를 만나고 변화를 시도한다.

‘슈퍼 처방전은 제목 그대로 예민 덩어리 로망을 위한 예민 극복프로젝트이자 만능 처방전 소개다. 독특한 예민남의 등장이 우선 흥미롭다. 희로애락이 적절하게 뭉친 보통 사람들의 인생과 반대로 로망에게는 그저 노여움(로)과 슬픔(애)만 있을 뿐이다. 때문에 독특한 캐릭터지만 연민의 정이 강하게 느껴진다.

오직 ‘약만이 로망을 조절했던 초반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안나가 로망을 들었다놨다한다. 큰 두 눈을 반짝거리며 로망을 바라보는 안나의 모습은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예민남 로망이 최고의 영웅 행세를 내는 과정도 이해가며 변화하려는 그의 모습이 오히려 신선하다.

정말 영화 속 주인공다운 로망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보면 웃음 뒤 숨겨진 진심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의료 캠프 봉사는 로망에게 있어 또는 ‘슈퍼 처방전에 있어 중요하다. 그의 예민 지수를 높여주는가 하면 예민함을 변화시킬 무언의 힘을 느끼기도 했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로망을 통해 단번에 알 수 있듯. 그 뿐 만 아니라 모든 질병과 문제의 슈퍼 처방전은 ‘사랑이다. 사랑이 최고다”라는 식의 예상 가능한 메시지를 대놓고 주기보다는 롤러코스터 같은 로망의 인생을 통해 비유적으로 드러내 똑똑하다.

거기에 연출과 각본, 주연으로 1인3역을 소화한 대니 분은 ‘슈퍼 처방전은 내가 감독한 작품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내게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니 분 역시 극중 로망처럼 결벽증과 건강염려증을 앓고 있기에 절대적 허구가 아닌 100% 리얼한 예민함의 끝을 맛볼 수 있다. 이는 직접경험이 아닌 간접경험이라 그저 다행일 뿐이다. 오는 10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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