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원고 생존학생들, 여전히 정신적으로 고통 심각
입력 2014-12-09 11:40 

단원고등학교 생존학생들이 세월호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스트레스·우울·불면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과장 한창수) 의료진은 세월호 사태 이후부터 생존학생들을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트라우마)관련 증상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정기적인 상담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체크 리스트, 우울건강 설문지, 아테네 수면 척도를 이용한 심리평가를 시행했다.
사고 직후 초기 치료를 받은 단원고 생존학생 74명중 현재까지 치료를 이어가는 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 따르면, 사고 직후에는 스트레스 평균 32점, 우울 4.8점, 불면 평균 6.8점으로 생존학생 대부분이 불안, 우울, 과각성(자극에 대해 정상보다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 침습적 사고, 불면 등을 겪는 등 급성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 사고 1개월이 지나면서 학생들의 증상은 스트레스 평균 21.5점, 우울 평균 2.7점, 불면 평균 3.3점으로 낮아져 점차 회복세를 띄었지만 6개월에 접어들자 스트레스 평균 24.8점, 우울 평균 2.8점, 불면 평균 6.3점으로 다시 증상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한창수 교수는"검사결과가 스트레스는 15~20점, 우울은 7점, 불면은 4점 이상이면 전문의의 진료 및 치료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일반적으로 사고 10~12주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일부에서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단원고 생존학생들도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한 교수는"단원고 생존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안정됐고 일상생활에 적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불면, 불안, 예민함 등의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향도 보이고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며 "증상이 악화되는 시점에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향후 다른 스트레스 요인들과 함께 작용하는 경우, 스트레스 증상의 만성화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이외에도 우울증, 불안장애, 충동조절 장애 등의 악화 가능성이 있어 치료적 개입이 적시에 이뤄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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