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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없는 ‘기후의 반란’이 기후의 비극을 이야기 하는 법
입력 2014-12-09 09:24 
사진제공=MBC
[MBN스타 금빛나 기자]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데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귀여운 북극곰이다. 다큐멘터리 속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 서식지를 잃어버린 북극곰의 애처로운 눈빛은 카메라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측은하게 만들며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책임을 느끼게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전 세계에 걸쳐 나타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보고하는 MBC 다큐멘터리 ‘기후의 반란에서는 ‘기후변화의 마스코트 북극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북극곰이 있어야 할 자리 사람들이 채웠고,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자리에 해수면 상승으로 침몰 위기에 처한 섬과 기후변화로 마을의 주택풍경이 대신했다.

처음 다큐멘터리를 연출한다 했을 때 제작진과의 회의에서 북극곰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얘기했다. 우리는 기후변화로 전 세계에서 어떤 일이 있어나고 있는지 사람의 생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는 박상준 PD의 말처럼 ‘기후의 반란의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였다.

‘아마존의 눈물 ‘북극의 눈물 ‘남극의 눈물 이른바 눈물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진만 CP가 기획을 맡고, 박상준, 김종우 PD가 연출을 맡아 3부작으로 제작된 ‘기후의 반란은 8일 ‘징후 편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징후 편에서는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지나간 이후 안전을 위해 높은 비용을 들여 3m 이상 주택을 들어 올리는 하우스리프팅이 일상화된 미국 뉴욕과 뉴저지 일대의 모습, 해수면상승으로 침몰 공포에 떨고 있는 파푸아뉴기니 카르테렛 군도,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불안함에 떠는 북극 알라스카 키발리나 마을에 대해서 다루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가뭄이 들어 고생하는 곳도 있었다. 가뭄과 사막화 기후변화로 고통 받는 야생동물들은 서로 물을 차지하기 위해 다퉜다. 물을 놓고 다투는 건 사람도 똑 같았다. 며칠 째 가뭄이 계속되고 만년설도 녹은 바람에 네팔의 수도 카트만의 사람들은 부족한 물을 채우기 위해 각자 신경전을 벌여야만 했다.

‘기후의 반란은 재미의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기후 반란으로 일어난 문제들을 더욱 사실적으로 카메라 속으로 담아냈다. 카메라 속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성은 배우 정우성의 내레이션을 만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 생애 처음 내래이션을 하게 된 정우성이지만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전체를 이끌어 나갔다.


처음인 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기후의 반란이 진지한 다큐멘터리라고 하나 한 톤으로만 말하다 보니 분위기가 다소 무거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확한 발음과 중후한 목소리를 자랑한 정우성의 내레이션은 새로운 명품 다큐의 귀한을 알렸다.

한편 3부작으로 제작된 ‘기후의 반란은 오는 15일 2부 ‘파산이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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