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노조, 긴급 회견…`기관경고` 받은 농협증권과 합병 반대

우리투자증권 노조는 8일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은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담보 설정이 부족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를 개인과 기관에게 불완전판매한 혐의로 NH농협증권에 기관경고 징계를 의결했다. 관련 임직원에게는 정직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앞서 NH농협증권 소속 한 애널리스트는 상장법인 게임빌의 유상증자 정보를 사전에 취득, 다른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에게 전달해 총 8억3000만원 상당의 손실을 회피했다는 혐의로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로써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번의 기관경고 조치를 받았다.

기관경고를 받은 회사는 향후 3년간 신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따라서 이달 31일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탄생하는 NH투자증권으로 이같은 징계 조치가 이어져 합병 후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합병 후 NH농협증권의 기관경고를 법적으로 모두 승계해야하는 우리투자증권으로써는 신규업무 진출이 불가하고 연기금, 우정사업본부 등 기관들로부터 주문수탁 금지 등의 영업제재 조치가 불가피해졌다”며 "금융위원회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우리투자증권과의 합병승인을 한 것은 우리투자증권 주주들에 대한 배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과의 합병 승인을 즉각 철회하라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ABCP 기관경고 관련 징계를 받은 임원을 합병증권사의 임원으로 선임하려는 NH금융지주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 측은 "설상가상 NH금융지주는 ABCP 기관경고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임원을 합병증권사 임원으로 선임하려 하고 있다”며 "상생 협약을 통해 임종룡 NH금융지 회장은 우리투자증권의 전문성을 보장했지만 실상은 농협증권의 자격 미달 임원들의 밀어넣기 시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긴급 기자회견에는 이재진 우리투자증권지부장을 비롯해,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 김금숙 수석부위원장, 이한진 사무처장, 이규호 증권업종본부장, 이윤경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호정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다.
우리투자증권 사측은 이날 노조의 긴급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NH농협증권이 받은 2건의 기관경고의 경우 통합증권사인 NH투자증권으로의 법적인 승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통합증권사는 기관경고란 발생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향후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다만 사측은 "양 증권사의 합병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이 상황을 일반적인 사안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민영화를 통한 공적자금 회수 및 증권업 구조조정을 통합 업계발전 도모란 합병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한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