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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가 수입 오토바이 `신종` 보험사기에 보험사 속수무책
입력 2014-12-08 11:23 

김 모씨(26)는 최근 1600만원 상당의 BMW C650GT 스쿠터를 구입하려고 하던 중 인터넷 카페에서 귀가 솔깃한 얘기를 접했다. 고가의 수입 오토바이를 구입해 타다 사고가 나면 상급의 새 모델로 바꿔 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 김씨는 반신반의했지만 오토바이 구입을 하면서 해당 얘기를 판매점에 꺼내 봤다. 판매점 사장은 "사고 후 원래 있던 오토바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경우가 많다"며 넌지시 알려줬다.
8일 오토바이 판매점 등에 따르면 고가 수입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이 처럼 소비자와 판매자가 공모하는 신종 보험사기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소비자 A가 구입한 오토바이가 사고가 나면 판매상(병행 수입 및 수리 대행) B가 수리비를 과다하게 책정해 A가 보험사로부터 많은 보험금을 탈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면 B는 A의 기존 오토바이를 수리해 중고로 처분하고 여기서 남은 이익금을 A와 나눈다. A는 보험사로부터 지급받은 보험금과 B로부터 건네받은 중고 오토바이 처분 이익금을 더해 B로부터 다시 기존 오토바이 대비 성능이 더 좋은 모델을 구입한다.
통상 차량 관련 보험사기는 고의로 수차례 사고를 내 보험금을 반복적으로 타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가 수입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사기는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소비자가 오토바이 구입 시 판매상과의 암묵적 합의에 따라 보험사기를 공모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오토바이 구입단계에서 먼저 판매상에 보험사기를 제안하고 판매상은 판매단계에서 이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모종의 보이지 않는 계약이 체결되는 만큼 보험사로서는 보험사기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서울대학교와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민영보험의 보험사기 금액은 연간 3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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