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과 새만금 사업에 외국인 투자 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기로 합의한 가운데 중국 에너지 기업이 새만금에 태양광발전시설 용도로 5800억원을 투자합니다.
이는 한·중 양국이 새만금 지역 경제협력을 약속한 뒤 나온 첫 대규모 투자로,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로 총 1조원의 투자를 끌어낸다는 방침입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 새만금개발청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중국 태양광 업체 CNPV는 여의도의 4분의 1 정도 크기인 새만금 공유수면 231만㎡를 20년 이상 사용해 태양광발전 사업을 할 예정입니다.
양측은 투자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우리 정부가 공유수면 규제 문제 등을 해결하면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입니다.
CNPV는 내년 초까지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중 태양광발전시설과 산단 내 셀·모듈 제조시설 착공에 5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과 박 대통령이 경협을 약속한 만큼 현재 인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라며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들이 협업해 CNPV가 적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CNPV는 태양광발전에 2800억원, 산단 내 셀과 모듈을 만드는 시설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새만금 공유수면에 발전설비를 만들어 신성장 산업인 태양광 전력을 국내에 공급한다는 의미입니다.
발전설비를 통해 생산한 전력은 20~25년간 국내에 전량 판매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발전 산업에 외국계 업체가 들어온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민간 전력회사인 메이야파워컴퍼니(MPC)가 전남 소재 미란트율촌전력회사 지분 100%를 2003년 인수해 한국 전력 시장에 진출한 정도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외국계 업체의 발전 산업 진출은 원천적으로 가능하지만 태양광 등 신성장 에너지에 외국계 업체가 들어온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새만금 공유수면 231만㎡에 CNPV가 투자하는 것에 이어 인근 용지까지 합하면 CNPV와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총 1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근 용지 개발은 투자를 원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모 형식으로 사업자를 모집합니다.
한편 연초 이후 3분기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은 도착액 기준으로 97억7300만달러였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은 199개 업체가 2억3000만달러를 한국에 투자했습니다.
중국 기업 1곳이 한국에 115만달러를 투자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CNPV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유치하면 투자 유치 효과는 중국 기업 평균의 527배에 달합니다.
게다가 1962년 이후 중국 기업이 한국에 실제로 투자한 규모는 27억4700만달러였는데 CNPV의 국내 에너지 산업 투자가 현실화하면 52년 실적의 5분의 1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 중국 기업에서 한국으로 밀려옵니다.
CNPV가 국내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비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1년에도 CNPV는 인천 송도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인천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음에도 실제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CNPV가 방향타를 틀어 송도에서 새만금으로 옮긴 것은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의 경협 약속에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CNPV는 내년 상반기 중 착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