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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미·생·일…계속 되는 ‘미생’ 신드롬
입력 2014-12-07 14:0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월·화·수·목·미·생·일'이라는 한 방송 관계자의 말이 과장된 홍보 문구로 들리지 않는다. ​드라마 '미생'이 또 자체 시청률 최고치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tvN 금토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 16화는 평균 시청률 7.4%(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전날 방송분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다. 연령대별로 분석해보면 직장인들이 밀집한 남녀 30대 시청층의 경우, 지상파를 포함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마지막회(12월28일) 시청률은 10.43%. '미생'은 현재 4회 방송분이 남았다.

'미생'이 케이블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응답하라 1994'를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미생'은 그 어떤 드라마 보다 다양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높게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도 웹툰 원작의 드라마나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미생'은 원천 콘텐츠를 활용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여러 관련 산업 생태계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라마의 인기는 원작 웹툰 다시보기로 이어지며 콘텐츠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드라마 방송 기념으로 포털 사이트에 연재했던 ‘특별편 5부작은 연재와 동시에 조회수 1위를 기록했다.
가장 직접적인 반응은 원작 만화책의 판매량에서 확인할 수 있다. 1년 동안 90만부가량 팔렸던 '미생'의 단행본은 지난달 26일 100만 부 판매를 돌파한 뒤 불과 한달 만에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이로써 올해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행진이다. 드라마와 원작 콘텐츠가 서로 시너지를 창출하며 내년 초 연재 예정인 웹툰 '미생 시즌2'는 벌써부터 드라마로 만들어달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뜨겁다.
주간 VOD 판매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액만 15억원에 육박한다. 매출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 일주일간(11월 17~ 23일) 매출이 3억원에 달했다. VOD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그 동안 VOD 시장의 절대 강세를 보인 지상파 방송사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들 보다 3~4배 앞서는 수치다.
'미생'의 성공사례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직장인의 애환이라는 보편적인 정서에 전 세계인이 공감하며 방송 직후부터 드라마 판권 구입과 리메이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얼마 전 한류 콘텐츠로 웹툰을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세계웹툰포럼에서도 '미생'은 뜨거운 감자였다. ‘국제콘텐츠콘퍼런스 2014(DICON 2014)에 참석한 미국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세블스키 콘텐츠 개발담당 수석부사장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웹툰 '어벤져스: 일렉트릭 레인'이 '미생'에 눌려 2위를 한 것에 만족한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최근 한국 콘텐츠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한류 드라마를 수입하거나 리메이크하는 대신, 아예 인기 웹툰을 사서 중국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드라마 '미생'은 ‘평범한 샐러리맨의 치열한 일상이 주는 울림이라는 원작의 정서와 묘미를 제대로 살려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 편의 방송이 끝나면 시청자의 공감을 산 '어록'이 SNS 상에서 큰 화제가 된다.
지난 16화에서는 돌을 잃어도 게임을 계속해야하는 ‘을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장그래(임시완 분)는 처음으로 사업 담당자가 돼 열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가던 중 아이템을 타 직원에게 넘기라는 통보를 받았다. 회사에서 보호받을 수 없는 계약직의 입장이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안영이(강소라 분)는 아이템을 승인 받았지만 사내 정치의 희생량으로 타 부서의 아이템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괴로워하던 오차장(이성민 분)은 한때 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김선배를 만났다.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지만 곧 문을 닫게 된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며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오차장에게 건넸다.
시청자들은 돌을 잃었지만 계속 싸워나가야 하는 처지란.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밖은 지옥. 정말 와닿는다”, 한석율은 웃음을 잃고 우리는 한석율을 잃었다하는데 왜이렇게 짠하지. 그래도 한석율 헤어스타일 바뀌니 멋있다”, 사회가 이렇게 치열했었나 잘 살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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