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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마지막 드라마, 멋지게 끝났다
입력 2014-12-06 15:53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과 광주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가 벌어졌다. 사진은 후반 25분 경남의 송수영(16번)이 선제골을 터뜨린 장면.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꿈은 같았다. 내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뛰는 꿈. 간절함은 같았다. 포기를 몰랐고 방심도 잊었다.
경남의 브랑코 감독대행은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 브라질-독일전을 예로 들며 축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경남은 K리그에 살아남아야 할 가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광주는 1차전을 3-1로 이겨 여유가 있지만 남기일 감독대행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남기일 감독은 지키는 축구는 없다. 하던대로 우리만의 색깔을 펼쳐 (2차전도 잡고서 1부리그로)승격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 기회였다. 더 이상 기회는 없다. 그렇기에 그라운드는 전쟁터였다. 경남과 광주 선수들은 볼을 쟁취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위기가 찾아오면, 파울도 서슴지 않았다. 거친 파울 속에 그라운드를 뒹구는 선수들이 나왔다. 생존 싸움에 양보나 미덕은 없었다. 그렇기에 더욱 살벌했고 치열했다.
지루한 공방이 아니었다. 맥이 끊기거나 흥미가 없진 않았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였다. 두 팀은 공격 지향적으로 나서며 빠른 템포의 경기를 펼쳤다. 패스가 끊기면 곧바로 역습이었다. 서로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공격을 퍼부었다.
두 팀 골키퍼 김영광(경남)과 제종현(광주)은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막고 또 막았다. ‘크레이지 모드였다. 시즌 최고의 활약이었다.
0의 균형은 후반 25분 깨졌다. 이번엔 경남이 먼저 골을 터뜨렸다. 경남이 1골만 더 넣으면 원정 다득점 원칙으로 승리한다. 남은 시간은 충분했다. 광주로서도 다급해졌다.
광주의 여름(왼쪽)이 6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29분 김호남의 동점골을 도운 뒤 파비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창원)=옥영화 기자
하지만 부풀어진 경남의 희망은 4분 만에 줄었다. 여름의 절묘한 크로스를 김호남이 머리로 받아 넣은 것. 창원축구센터에서 광주 선수들의 환호가 터졌다. 경남은 1골이 아닌 2골을 더 넣어야 했다. 그래야 최소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식은땀을 흘렸던 광주로선 여유가 생겼다. 자칫 놓칠 수 있었던 승격 티켓을 사실상 가져간 셈. 그리고 승격 프로젝트를 달성했다.
같은 꿈을 꿨지만 같이 이룰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웃어야 했고 누군가는 울어야 했다. 그리고 또 그 희비의 양곡선이 그려졌다. 하지만 멋진 승부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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