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90년대 부흥을 이룬 TV만화의 전성시대는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끝을 고하게 된다. 2000년대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펼쳐지면서, 과거에 비해 조금 더 다양한 애니메이션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굳이 TV 앞에 앉아서 본방사수를 할 필요가 없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일부일 뿐, TV만화가 끝까지 사랑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주된 시청 층인 어린이들의 달라진 생활패턴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사교육이 활발해지면서 방과 후 학원을 다니는 초등학생들의 수가 늘어났고, 그로인해 TV만화가 보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 볼 수 없는 현실까지 놓이게 된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은서(가명) 양은 너무 바빠서 TV 볼 시간이 없어요. 학교 끝나면 피아노학원 갔다가 다음에는 영어 학원을 가고 하다보면 집에 늦게 도착해요”라고 자신의 바쁜 스케줄을 토로하기도 했다.
TV만화가 방영되는 시간에 아이들이 없어짐에 따라 점점 앞으로 밀리더니 오후 4시까지 오게 된 각 지상파는 이제는 TV 만화라기보다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들을 배치하고, TV 만화가 방송됐던 5시는 이제 성인들을 위한 생활프로그램이 편성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TV만화의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이와 함께 TV만화의 영역이 점점 변두리로 밀려나더니 이제는 편성표에서 보기 힘들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입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국내 TV 애니메이션 시장마저 과거에 비해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다시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왔다. 교육방송인 EBS나 만화 전문 채널인 투니버스, 애니맥스 등을 제외하고 지상파에서 더 이상 어린아이들을 위한 TV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게 된 것이다.
여기에 방송국의 과도한 시청률 경쟁과 일본 애니메이션 수입으로 침체에 빠졌던 국내 창작애니메이션 제작 진흥과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된 제도인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 역시 일정부분 TV만화의 발전에 발을 묶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전체 방송시간 중 1%(기타 방송사는 1.5%, 교육방송은 0.3%)을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에 의무적으로 할애하도록 한 제도로 2005년 7월부터 시행됐다. 2012년에는 케이블과 위성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로까지 신규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확대하기도 했다.
방송총량제는 시행 이후 지상파 방송 3사의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비중은 크게 늘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TV 만화시장의 활성화는 놓치게 됐다. 지상파 방송3사 모두 이 같은 법규를 지키면서, 양적인 면에서 볼 때는 대한민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었으나, 질적인 면에서 볼 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애니메이션에 투자하는 재원의 확보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양적 확대를 목표로 하다 보니 양에 비해 질적인 성장을 놓치게 된 것이다.
방송사의 경우 TV만화의 시청률 저하로 인해 광고수입을 올리기가 어려지며 전반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의무 편성 비율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작품의 방영권을 구매하려고 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방영권료의 평균 단가가 하락됐고, 이는 애니메이션 제작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방송사로부터 제공되는 자본이 줄어들고 제작비 확보가 어려워지자 결국 저예산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었고, 그 결과 과거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양산되고 말았다. 결국 방송사는 시청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후 4시대에 이를 편성하고, 방영효과가 비미하다보니 또 다시 애니메이션의 평균 시청률이 하락하고, 이는 다시 점점 더 불리한 편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부흥을 위해 만들어진 방송총량제 오히려 대한민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초래하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방송사에만 규제하는 총량제로는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 효과를 가져 올 수 없다며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 [M+기획…‘TV만화①] 90년대 TV만화…황금기를 이루다
<관련 기사> [M+기획…‘TV만화②] TV 만화 역대 시청률 TOP10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하지만 일부일 뿐, TV만화가 끝까지 사랑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주된 시청 층인 어린이들의 달라진 생활패턴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사교육이 활발해지면서 방과 후 학원을 다니는 초등학생들의 수가 늘어났고, 그로인해 TV만화가 보고 싶어도 시간이 없어 볼 수 없는 현실까지 놓이게 된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은서(가명) 양은 너무 바빠서 TV 볼 시간이 없어요. 학교 끝나면 피아노학원 갔다가 다음에는 영어 학원을 가고 하다보면 집에 늦게 도착해요”라고 자신의 바쁜 스케줄을 토로하기도 했다.
TV만화가 방영되는 시간에 아이들이 없어짐에 따라 점점 앞으로 밀리더니 오후 4시까지 오게 된 각 지상파는 이제는 TV 만화라기보다는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들을 배치하고, TV 만화가 방송됐던 5시는 이제 성인들을 위한 생활프로그램이 편성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TV만화의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고 이와 함께 TV만화의 영역이 점점 변두리로 밀려나더니 이제는 편성표에서 보기 힘들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입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국내 TV 애니메이션 시장마저 과거에 비해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다시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왔다. 교육방송인 EBS나 만화 전문 채널인 투니버스, 애니맥스 등을 제외하고 지상파에서 더 이상 어린아이들을 위한 TV 프로그램을 찾기 힘들게 된 것이다.
여기에 방송국의 과도한 시청률 경쟁과 일본 애니메이션 수입으로 침체에 빠졌던 국내 창작애니메이션 제작 진흥과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된 제도인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 역시 일정부분 TV만화의 발전에 발을 묶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산 애니메이션 산업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애니메이션 방송총량제는 지상파 방송 3사의 전체 방송시간 중 1%(기타 방송사는 1.5%, 교육방송은 0.3%)을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에 의무적으로 할애하도록 한 제도로 2005년 7월부터 시행됐다. 2012년에는 케이블과 위성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로까지 신규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확대하기도 했다.
방송총량제는 시행 이후 지상파 방송 3사의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의 비중은 크게 늘었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TV 만화시장의 활성화는 놓치게 됐다. 지상파 방송3사 모두 이 같은 법규를 지키면서, 양적인 면에서 볼 때는 대한민국의 애니메이션 시장이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었으나, 질적인 면에서 볼 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애니메이션에 투자하는 재원의 확보에 대해서는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양적 확대를 목표로 하다 보니 양에 비해 질적인 성장을 놓치게 된 것이다.
방송사의 경우 TV만화의 시청률 저하로 인해 광고수입을 올리기가 어려지며 전반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원은 한정돼 있는데 의무 편성 비율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은 작품의 방영권을 구매하려고 하다 보니, 애니메이션 방영권료의 평균 단가가 하락됐고, 이는 애니메이션 제작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입장에서는 방송사로부터 제공되는 자본이 줄어들고 제작비 확보가 어려워지자 결국 저예산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었고, 그 결과 과거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양산되고 말았다. 결국 방송사는 시청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후 4시대에 이를 편성하고, 방영효과가 비미하다보니 또 다시 애니메이션의 평균 시청률이 하락하고, 이는 다시 점점 더 불리한 편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부흥을 위해 만들어진 방송총량제 오히려 대한민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초래하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방송사에만 규제하는 총량제로는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 효과를 가져 올 수 없다며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 [M+기획…‘TV만화①] 90년대 TV만화…황금기를 이루다
<관련 기사> [M+기획…‘TV만화②] TV 만화 역대 시청률 TOP10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