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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비하인드] ‘미생’의 배경에 숨겨진 비밀들
입력 2014-12-04 14:23  | 수정 2014-12-04 21:03
사진 제공=CJ E&M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를 만들기 위한 이들의 땀과 수고 노력들이 들어갑니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이들의 노력과 고충, 혹은 촬영장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 등 TV를 통해 들려주지 못했던 TV 속 다양한 뒷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tvN 금토드라마 ‘미생의 인기가 뜨겁다. ‘미생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매일 화제가 되고 있고, 방송가에는 때 아닌 ‘직장인 코드 열풍이 불었다. 시청률 또한 3회 만에 ‘마의 3%를 돌파, 평균 5%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 인기에 힘입어 ‘미생의 주역들이 상주하는 사무실, 건물, 옥상 등의 비밀들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미생의 배경에 대한 비밀을 파헤쳐본다.


◇‘건물의 비밀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분)이 늘 고개를 처들고 바라본 후 문을 여는 빨간 벽돌의 높다란 건물. ‘미생의 배경이 되는 이 건물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스퀘어다. 서울역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서울스퀘어는 단박에 눈에 들어오는 붉은 색 때문에 랜드 마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기획PD인 이재문 PD는 지난 달 5일 진행된 현장 공개 시간에서 이 건물은 서울역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인파가 횡단보도를 지나다니고, 거리를 바삐 걸어가는 모습들이 내려다보인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담을 수 있는 적격의 장소라고 판단됐다”며 서울스퀘어가 ‘미생의 배경이 된 이유를 공개했다.

하지만 서울스퀘어가 촬영 장소로 낙점된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재문 PD는 이어 종합상사의 전성기를 몸으로 겪어낸 이 곳은 한 시대의 경제를 상징하는 건물이기 때문에 어렵사리 입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스퀘어는 본래 대우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입주해있었던 대우빌딩이었으며, 현재 ‘미생 속 원인터내셔널의 모델이 대우종합상사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외국계기업이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 많은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대우빌딩 당시의 전성기를 품고 있는 서울스퀘어는 ‘미생의 촬영 장소로 상징성으로 보나, 위치로 보나 더할 나위 없는 곳이 됐다.


◇‘사무실의 비밀

‘미생 속 원인터내셔널 세트는 서울스퀘어의 13층과 약 500평 규모의 남양주 세트장 두 곳에 마련돼 있다. 서울스퀘어에서는 영업1팀, 2팀, 3팀, 부장실 등 주인공들이 주로 활약하는 부서들, 옥상 등이 촬영되고 있으며, 남양주 세트장에서는 장그래의 집 등과 같은 기타 세트장과 서울스퀘어 13층의 세트장을 똑같이 한 세트 더 지어져 있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영업팀들의 촬영은 주로 서울스퀘어에서 이뤄진다. 사무실은 실제 종합상사 직원들로부터 이뤄지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꾸며졌다. 무심코 들춘 파일 안에도 꼼꼼히 내용이 작성된 서류가 겹겹이 쌓여 있고, 컴퓨터 화면에는 종합상사 메일링 시스템 창이 띄워져 있는 식이다.

사진 제공=CJ E&M
이재문 PD는 이에 대해 종합상사의 사무실을 그대로 찍어 똑같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책상부터 책꽂이까지 모두 똑같다. 서류 하나도 실제 서류를 재현에 만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디테일로 인해 시청자들은 더욱 공감대를 높일 수 있다는 반응이다. 시청자들은 만약 컴퓨터 화면이나 보드 위에 전혀 관련 없는 서류가 붙어 있다면 현실감이 떨어졌을 텐데 아직 그런 경우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미생 제작진의 철두철미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자리의 비밀

문에 들어서자마자 있는 영업3팀의 자리 중 장그래는 복도를 바라보고 앉는 자리다. 왜 하필 장그래는 복도를 향해 앉아있을까. 이 또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보여진다.

현재 종합상사 영업팀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영업팀에서 1팀, 2팀, 3팀이 나눠져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1팀이 가장 실적이 좋고, 3팀이 가장 실적이 안 좋은 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회사마다 방침이 다를 수 있지만, 대게는 실적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또한 사무실 가장 안쪽은 주로 부장실, 전무실처럼 고위급 인사의 집무실이 마련돼 있고, 이들과 자주 접하게 되는 ‘실적 많은 영업1팀은 고위 인사의 집무실과 가장 가까운 안쪽에 자리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달리 말하면, ‘실적 꼴찌의 영업3팀이 나가는 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팀의 막내는 외부 팀에서 오는 모든 이들에 가장 먼저 인사를 해야하는 ‘임무를 지녔기 때문에 장그래가 현재 자리에 앉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리에 관한 비밀은 또 한 가지 있다. 영업 1팁, 2팀, 3팀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은 자신의 대사가 없어도 촬영이 잡히면 무조건 ‘출근을 해야 한다는 것. 다른 드라마와 달리, ‘미생은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이고, 매일 출근해서 앉아있어야 하는 회사의 특성상, 자리가 비워져 있으면 이상하게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에 안영이(강소라 분)를 괴롭히는 하 대리 역을 맡은 배우 전석호는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사원들이 앉아있는 것이 찍혀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 신이 있으면 모든 배우들은 거의 대기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그렇기 때문에 영업2팀의 노고가 매우 크다. 내가 대기하는 건 정말 새발의 피”라며 어떤 각도에서도 카메라에 잡히기 때문에 고생 중인 영업2팀 배우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옥상의 비밀

‘미생에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장면은 옥상 신이다. 장그래와 안영이, 장백기(강하늘 분), 한석율(변요한 분) 등의 인턴 4인방은 물론이고 오상식 차장(이성민 분) 또한 답답할 때마다 옥상을 찾는다. 높다란 건물 꼭대기에서 서울 풍경을 내려다보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절로 마음이 트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사진 제공=CJ E&M
하지만 실제 서울스퀘어는 옥상 개방이 불가한 건물이다. ‘미생을 위해 촬영할 때에만 특별 개방할 뿐, 평소의 옥상은 굳게 잠겨 있다. 이에 안타깝게도 지금 서울스퀘어에서 근무를 하는 회사원들이나 일반 방문객들은 옥상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일은 어려운 일이 됐다.

이처럼 ‘미생의 인기 비결은 어쩌면 이렇듯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비밀들 덕분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부분조차 소홀히 지나치지 않고 디테일을 살리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공감을 기반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생의 현재를 만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편, ‘미생은 바둑프로입단에 실패한 장그래가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그려지는 이야기로, 매주 금, 토 오후 8시30분에 방송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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