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퇴선 명령 거부한 오룡호 선장 "선원들 저렇게 만들어 놓고 못 간다"
입력 2014-12-04 14:14 
오룡호 선장 / 사진=MBN


'오룡호 선장'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 선장의 마지막 교신 내용이 일부 공개됐습니다.

1일 오후 1시(현지시간)쯤 조업 중이던 오룡501호가 왼쪽으로 45도가량 급격히 기울었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됐습니다.

마지막임을 감지했던 김계환 선장은 피항하던 96오양호 선장이자 이 모 씨에게 무전을 쳤습니다.

김 선장은 "형님께 하직 인사 드리려 연락드렸다" 고 운을 뗀 뒤 "저는 배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선장은 김 선장의 교신에 대해 "그러지 말고 차분하게 선원들을 퇴선시키고 너도 꼭 나와야 한다"며 5분 정도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김 선장은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며 "지금 배 안에 불이 모두 꺼졌다"며 "선원들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제가 무슨 면목으로 살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 선장은 "살아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지내보면 별일도 아닐 수 있다"며 설득했습니다.

김 선장은 "알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불길한 생각이 든 이 선장은 "우리 전부 살아나서 부산에서 소주 한잔하자"고 외쳤습니다.

비슷한 시간 김 선장은 친동생에게도 전화를 걸어 "세월호처럼 배가 가라앉고 있다" 고 말했습니다.

한편 교신 내용은 사조산업이 오양호 이 선장의 말을 빌려 녹취한 것으로, 가족 요구에 따라 비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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