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예 디자이너 설 곳 없는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입력 2014-12-04 11:26 
‘2014서울디자인페스티벌’ 현장 모습

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에서 정작 신예·학생 디자이너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콘텐츠 미디어 전문기업 디자인하우스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열린 2014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하 SDF)이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30일 폐막했다.

‘균형 잡힌 삶을 위한 건강한 디자인이란 주제로 열린 올해 SDF에는 국내 디자인 업체와 디자이너들이 총출동해 건강한 사회 시스템 구축을 위한 디자인을 제안했다. 마지막 날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행사장을 찾았고 총 방문객 9만여 명을 기록하며 13년 만에 최대 성과를 일궈냈다.

SDF는 국내 디자인 산업의 발전 동력을 찾고 역량 있는 신진 디자이너의 발굴과 산업을 육성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2002년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올해 SDF는 원래 취지와 다르게 신인 디자이너들을 위한 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연도별 신예 및 학생 디자이너 부스 개수

디자인프로모션관에 자리 잡은 신예 및 학생 디자이너 부스는 2011년 57개, 2012년 51개, 2013년 52개였지만 2014년 30개로 감소했다.

올해 참가자들은 이 같은 현상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참가자는 작년에도 SDF를 방문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신예 디자이너를 위한 공간이 많이 줄었다”며 주최 측은 부스의 수를 줄이는 대신 공간을 넓히고 내부 인테리어를 신경 쓰는 등 개수보다는 질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작년과 비교해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인 디자인하우스는 섹션별로 부스 수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행사의 콘셉트와 맞는지, 참신한 기획력과 감각을 갖췄는지 등을 고려해 합격선을 넘어야만 참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엔 제품과 가구 디자인 비율이 높았지만 올해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서체), 미디어·디지털 아트와 같은 디자인 영역을 새롭게 배분했다. 이 과정에서 신예 디자이너들의 제품군과 겹쳐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스가 줄어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문제도 한몫했다. 2012·2013년에는 월간 디자인과 W SEOUL-WALKERHILL이 신진 디자이너 섹션을 후원했지만 올해는 월간 디자인의 후원만으로 운영해 부스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주최 측은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디자인하우스 마케팅 담당자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예산을 쏟아가며 국내 대신 해외 디자이너들과 협업하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보며 오히려 아쉬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지혜 기자 kjh10320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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