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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분5초’의 클래스…조성민이 조성민으로 돌아왔다
입력 2014-12-04 08:30 
부산 KT 에이스 조성민이 무릎 부상에서 돌아왔다. 사진=KBL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7분5초. 2차 연장까지 가는 승부. 부상에서 복귀한 조성민(31‧부산 KT)이 국가대표 슈터의 클래스를 입증하는 시간으로 충분했다.
조성민이 조성민으로 돌아왔다.
조성민은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웅이었다. 12년 만에 한국 남자농구에 금메달을 안겼지만, 소속팀 KT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무릎 연골 손상이 발견된 것. 수술이 불가피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부상도 모르고 참고 뛴 조성민과 대표팀이 야속했다. 조성민도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지난 3일 부산 사직체육관.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전 감독은 조성민의 복귀전을 예고했다. 출전 예고 시간은 10분 정도.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 감각을 익히는 수준이었다.
조성민은 전반 내내 코트를 밟지 않았다. 전 감독은 조성민을 아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조성민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올 시즌 개막 50일 만에 처음 코트를 밟았다. 조성민은 이날만 기다렸다는 듯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부상을 당했던 선수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조성민은 3쿼터에만 6분59초를 뛰며 9점을 쓸어 담았다. 3점슛 1개와 2점슛 3개. 100% 성공률이었다. 조성민에게 삼성의 수비가 몰리자 절묘한 어시스트로 동료를 살리기도 했다.
이후 조성민은 코트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채 벤치로 들어갔다. 전 감독은 조성민을 투입시킬 마음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승부가 박빙으로 흘렀다. 4쿼터 종료 7초를 남기고 70-70 동점. 전 감독은 조성민을 다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조성민은 그렇게 두 차례 연장전까지 뛰었다.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92-93으로 뒤진 상황서 노련한 플레이로 이정석의 파울을 얻어냈다. 3점슛 라인 밖이었다. 조성민은 1구를 놓쳤지만, 차분히 2, 3구를 정확히 림에 꽂았다. KT는 93-9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예고 시간보다 많은 17분5초. 조성민은 연장전에서만 10점을 더해 19득점을 올렸다. 이날 외국선수 포함 KT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완벽하고 화려한 복귀전이었다.
KT는 조성민의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었다. 공격 옵션이 하나가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조성민을 중심으로 파생되는 수많은 공격 옵션이 생겼다. 이재도에 이어 신인 박철호까지 재발견한 날, 애제자 조성민의 성공적 복귀로 전 감독의 주름도 펴질 날이 왔다.
조성민의 화려한 복귀에 동료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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