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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경남, ‘뒤집기’ 실현 가능한가?
입력 2014-12-04 06:01 
경남 FC는 지난 3일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광주 FC에 1-3으로 패하며 K리그 클래식 잔류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경남 FC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위기다. 벼랑 끝에 몰렸다. 2006년 K리그에 첫 참가한 이래 1부리그에만 머물던 경남 FC가 첫 ‘강등 위기를 맞았다.
끝은 아니다. 경기는 한 번 더 남았다. 경남에게 역전 기회가 주어진 셈. 공은 둥글다. 광주 FC가 경남을 이겼듯, 반대로 경남이 광주를 완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말뿐이 아니라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역사를 돌이켜 보면 분명 쉽지 않다. 지난 10년간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 챔피언결정전과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은 ‘100% 확률로 목표를 달성했다. 우승이든, 승격이든 1차전을 잡는 팀이 끝내 웃었다.
좀 더 범위를 넓혀보자. 역대 챔피언결정전만 살피면 1차전 패배 팀이 역전 드라마를 펼친 사례가 딱 한 차례 있었다. 1996년의 울산 현대가 수원 삼성과 1차전 0-1 패배를 뒤집고 2차전에서 3-1로 이겨 우승트로피를 차지했다.
딱 1번, 확률상 6.3%에 불과하다. 절대 불가능은 아니나 희박한 게 사실. 게다가 경남은 1골차도 아닌 2골차 열세다. 계산기를 두들겨도 쉽지 않은 난관이다. 때문에 지난 3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종료 직전 송수영의 프리킥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건 경남 입장에 땅을 칠 노릇이었다.
경남이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할 수 있는 조건은 오는 6일 홈구장인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최소 2-0으로 이기는 것이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르기에 1차전을 1-3으로 졌던 경남은 2-0으로 승리해야 한다.
단 실점을 할 경우 계산이 복잡해진다. 1차전과 같은 스코어인 3-1이면, 연장 승부를 펼쳐야 한다. 4-2 이상 2골차 다득점일 경우 무조건 광주의 최종 승리다. 3골차 이상 승리는 100% 잔류다. 그러나 1골차 이상 승리나 무승부, 패배는 100% 강등이다.
그렇다면 경남이 3골차 이상으로 이긴 적이 있을까. 경남은 올해 K리그 클래식, 승강 플레이오프, FA컵을 통틀어 40경기를 치렀다. 승리는 딱 7번이었다. 이기는 것부터가 어렵다.

그리고 그 가운데 3골차 이상 승리는 없었다. 1-0 스코어가 4번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3-1 스코어는 2번 있었다. 지난 8월 17일 상주 상무전과 11월 9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경남 입장에서 2차전을 3-1로만 이겨도 연장 그리고 승부차기를 통한 극적 뒤집기를 바랄 수 있다.
꽤 못 이기는 경남이지만 홈에선 달랐다. 19번의 홈경기를 치러 6승 7무 6패를 기록했다. 승률 50%다. 최근 6번의 홈경기에서 4승 2패를 기록했기에 자신감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광주는 어떨까. 광주는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FA컵을 포함한 공식 경기에서 12번 패했다. 대부분 1골차 패배였다. 그러나 광주에게 불리한 조건인 0-2, 0-4 패배도 각각 1번씩(상대는 모두 대전 시티즌) 있었다.
광주는 이번에 경남을 처음 이겼다. 1부리그에서 겨뤘던 2011년과 2012년에는 4전 전패를 기록했다. 0-2 스코어도 1번 있었다. 광주 입장에서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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