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vs 민정수석실…청와대 내 권력 다툼

【 앵커멘트 】
이번 사건의 배경을 보는 시각은 다양합니다.
많은 추측이 있고, 이 가운데는 억측도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갈등이 문고리 권력과 이를 감시하는 민정수석실 간에 있었다는 점인데요.
갈등 구도를 정광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이번 사건은 애초 대통령의 측근 정윤회 씨와 남동생 박지만 EG회장의 권력 다툼이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 씨는 이를 강력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윤회 씨(어제)
- "박지만 회장님과 저하고는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제가 무슨 권력이 있어야 권력 다툼을 하죠."

현재 문건 유출과 진위를 둘러싼 진실게임에서 드러난 사실만 놓고 보면, 청와대 내 권력 다툼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툼의 주체는, 이른바 정씨를 비롯한 '문고리 3인방'과 이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민정수석실.

실제, 문건이 작성된 곳도 유출된 곳도 민정수석실이고, 문건의 내용 역시 문고리 권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 씨는 이에 대해 "민정수석실이 문건을 조작해 자신을 모함하고 있다"며 민정수석실을 겨냥했고.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정 씨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경찰 인사에 개입했다"며 문고리 권력을 정조준했습니다.

종합해 보면, 민정수석실이 문고리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과정에서 두 세력 간의 충돌이 불가피했고, 이 싸움에서 문고리 권력이 승리하며 민정수석실 인사들은 대거 교체됐습니다.

문건 공개를 통해 민정수석실이 '역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MBN뉴스 정광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