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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자24시]인터스텔라와 허니버터칩이 뭐라고…
입력 2014-12-03 09:39 
[사진=‘인터스텔라’ 포스터, 수영 인스타그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2014년 하반기, 두 단어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광풍이라는 표현을 써도 된다. 하나는 영화고, 또 하나는 과자다. ‘올해 한국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일컫는 말은 무엇인가?라는 퀴즈 대회 문제가 있었다면, 답은 분명 ‘인터스텔라 IMAX관에서 보기와 ‘허니버터칩 구매하기였을 거다.
인터넷과 주위 반응은 ‘인터스텔라를 보지 않으면, 미개인 취급이다. 850만 명이 앞다퉈 영화를 보러 갔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임에도 과학이 어떠네” 놀란 감독은 천재였네”라는 등의 말로 찬사를 보냈다.
러닝타임이 길고 지루하기도 했지만 그리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초등학생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은 어른들도 많다. 아이가 어려운 과학용어를 이해하겠느냐고 하니, 한 학부모는 영화를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것만도 좋은 것 같다”고 만족해한다. 재미있어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하지만 그냥 봤다”는 대답도 많다.
앞서 이순신 장군의 ‘명량이 역사 교육에 한몫하더니 ‘인터스텔라는 과학 교육에 일조한 모양새다. 과학 서적과 과학 도구, 장난감은 덩달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제는 흥행의 지표는 초등학생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도 생겼다. ‘겨울왕국 ‘명량 모두 초등학생들의 힘이 컸다(상영 당시 영화를 보고 나올 때 마주쳤던 초등학생들을 생각해보시라). 물론 ‘인터스텔라는 부성애를 강조해 한국인 성향과 맞아떨어져 흥행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있다.

‘허니버터칩은 달콤한 버터 맛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짠 감자 칩을 특색있게 변경했다. 매출은 어마어마하다. 9월 출시돼 11월 말 기준 130억 원은 넘겼다는 분석도 있다.
‘인터스텔라와 ‘허니버터칩의 흥행과 인기는 한국인의 심리를 꿰뚫었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사는 소비현상이 흥행과 인기의 한 요소다. 꼭 봐야 할 영화도 아니고 먹어야만 하는 과자도 아닌데, 한 번쯤 보고 싶고, 먹고 싶게 했다. 입소문은 제대로 났다.
SNS 상에는 연예인부터 일반인까지 난리였다. 물론 만족스러워하는 이도 있지만 아닌 이도 있다. ‘인터스텔라를 보고는 재미없다” 어렵다” 중간에 잤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허니버터칩을 먹고도 새롭지만 그렇게 대단한 맛은 아니다”라는 반응도 꽤 많다.
지난 11월 중순 한국영화 신작을 준비하는 관계자들은 박스오피스 1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인터스텔라를 경계했다. 한 번 본 관객도 IMAX로 꼭 한 번 더 보겠다”며 여전히 ‘대기 타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850만 관객을 이끈 이유다.
‘허니버터칩은 ‘인질 논란까지 생겼다. 다른 제품과 함께 끼워팔기 하는 ‘인질 마케팅이었다.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맥주나 다른 과자와 함께 딸린 ‘허니버터칩을 들고 소비자는 만족해했다.
개인적으로 ‘허니버터칩 구하는 건, 한 달쯤 도전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연히 들린 편의점에서 점원이 문제의 과자를 매대에 비치하는 걸 보고 ‘구하기 어렵지 않네? 상술이었구나! 다음에 사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구경조차 못 했다. 더 적극적으로 ‘허니버터칩을 찾아나서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많은 이들이 찾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스텔라의 흥행은 영화계 고질적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하다는 걸 다시 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상영관이 늘어나니 다른 영화들은 한쪽으로 밀려났다.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봄 등은 관객이 외면하는 시간대에 얼굴을 비췄다. 사람들이 안 찾는다는 이유였다.
모든 영화가 전부 관심을 받으면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외화의 광풍과 관련해 하소연한 작은 영화 관계자들을 대신한 넋두리다.
‘허니버터칩은 그 인기 탓에 다른 회사들이 비슷한 제품 내놓기에 ‘질주하고 있는 분위기다. 인질 마케팅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는지 실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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