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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팬오션, 1조원 넘으면 누가 사나
입력 2014-12-01 14:00 

[본 기사는 11월 27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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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회생기업 팬오션의 매각에 차질이 예상된다. 매각 측이 제시하는 인수후보의 대규모 유상증자 안을 법원이 받아들이기로 확정해 인수후보들의 자금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전날 팬오션 매각 조건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고 팬오션과 매각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이 입찰 필수조건으로 제시한 '8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팬오션의 매각가는 당초 예상가(6000억~7000억원)를 크게 웃돌아 인수후보들이 부담해야 할 총액이 1조원 가까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는 팬오션이 가격까지 높아지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등 후보군으로 예상되던 국내 대형 전략적투자자(SI)들이 대부분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오른 전략적투자자(SI)들은 자금력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SI로 참여한 하림과 삼라마이더스(SM) 그룹의 경우 1조원이 넘는 자금은 부담은 인수의지를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 글로벌 곡물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하림은 최대 지분(40.71%)을 보유한 NS쇼핑 상장 차질로 투자금 회수가 늦어져 가격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해운을 보유한 SM그룹의 경우 인수시너지는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한해운을 포함해 최근 인수합병(M&A) 투자에 많은 자금을 투입해 대규모 자금을 쏟을 여력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뱅크, KKR,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단독 참여가 어려운 재무적투자자(FI)들도 인수가가 올라가면서 SI찾기에 더욱 난항이 예상된다. 인수 시너지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던 벌크화물선 운송업체 동아탱커마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FI들의 컨소시엄 제안을 거절한 상태에서 가격이 올라간 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 만한 재무요건과 사업연계성을 갖춘 SI를 찾기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 인수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유상증자에 대한 부담을 인수자가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는 아니겠지만 인수 측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당초 인수의향서(LOI) 전 단계에서 후보들이 팬오션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회사 정보 자체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팬오션은 지난해 6월 회생절차를 신청, 그해 11월 회생계획안이 인가돼 현재 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892억원과 1576억원을 기록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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