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래주점 성폭행 사건…항소심서 뒤집혀

【 앵커멘트 】
노래주점에서 술 취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3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이 반항이나 저항할 수 있었는지가 유무죄의 판단 기준이 됐습니다.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3월 9일 새벽, 부산의 한 노래주점.

29살 김 모 씨는 술에 취해 방을 찾지 못하는 27살 한 여성을 빈방으로 데려가 성폭행했습니다.

김 씨는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준강간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여성이 만취한 상태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준강간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부산고법 형사합의 2부는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즉 심리·물리적으로 저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였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여성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으로 볼 때 술에 만취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겁니다.

또 사건 발생 후 피의자 김 씨도 현장을 떠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1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항소심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