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4분기 대기업 어닝쇼크 우려
입력 2014-11-30 17:29 
‘4분기 어닝 쇼크 재현되나?
국내 상장사 4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과도한 기대가 실망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작년에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으나 실제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에서 추정치를 받은 상장사 155곳의 올해 4분기 순이익은 21조162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4분기(14조1457억원)보다 무려 49.6%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영업이익은 2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보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어닝 쇼크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짙다. 경험적으로 4분기는 재고 손실, 임직원 성과급 등 애널리스트가 예상하기 힘든 일회성 비용이 재무제표에 많이 반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이후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높았던 때는 한 차례도 없었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작년 ‘빅 배스(대규모 손실처리)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순이익 20조원을 넘기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3분기 어닝 시즌 전에도 21조원 수준이었는데 실적 발표 이후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3분기가 부진하면 4분기 전망을 낮춰야 하는데 수정작업이 많이 이뤄지지 않아 실적이 예상치를 빗나갈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조선·건설주 등 산업재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31.9%나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점쳐졌다. 정유·화학 등 에너지도 226.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고, 통신서비스(111.34%) 금융(61.43%) 업종이 뒤를 이었다.
다만 3분기 실적 부진에 유가마저 급락하는 상황에서 정화조(정유·화학·조선주) 추정치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주가 적자폭을 축소하고 SK이노베이션, S-Oil, 금호석유, OCI 등 정유·화학주가 흑자전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유가 하락에 따른 단기적인 경영환경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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