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28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금융, 국방·방산 분야 등에 대한 파트너십 강화 및 북한 비핵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날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금융위원회와 헝가리 국가혁신청은 벤처·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위한 '기술금융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술혁신형 기업의 기술이전 및 합작 등 기술사업화 지원, 기술금융 평가 및 혁신정책 공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늘 체결된 기술금융협력 MOU를 통해 중소기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반 총리도 "한국의 대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중소기업들도 헝가리 진출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또 양국은 지난 10월 공동연구 사업을 통해 신소재 그래핀을 이용한 반도체 상용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던 경험을 살려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으며, 한국의 경제개발 3개년 계획과 헝가리의 경제부흥 정책인 '세체니 2020'의 정책교류 협의도 추진키로 했다.
오르반 총리는 "한국기업이 애로가 있는 경우 언제든지 면담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소개했고, 박 대통령은 대헝가리 투자희망 리스트를 마련해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올해 7월 가서명한 항공운송협정 개정에 대한 정식 서명도 이뤄졌다. 이에 따라 양국의 지정 항공사 간 편명 공유(코드셰어)에 관한 조항이 신설되고, 현 주4회인 한-헝가리 노선이 주5회로 증대된다. 향후 양국을 오가는 항공권 판매 증가가 기대된다.
박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는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헝가리 정부의 헬기도입 사업 등을 포함한 방산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향후 군사비밀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필요 조치를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헝가리 정부의 지지도 이어졌다. 오르반 총리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한국 정부와 같은 입장을 견지하겠다”며 "세계 외교 무대에서도 동일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구축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DMZ세계생태평화공원 등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진행된 확대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올해는 베를린장벽 붕괴 25주년이자 우리나라가 북방외교를 시작한 지 25년이 된 ””라며 "25년 전에 헝가리는 국경을 개방하는 역사적 결정을 통해서 냉전 종식에 크게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구(舊)동구권 국가 중에 우리나라와 최초로 수교함으로써 북방외교에 물꼬를 트는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지금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위해서 힘쓰고 있는 시점에 총리께서 방문해 주셔서 더욱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 가는 데 있어서도 헝가리가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사람들은 한국인들을 더욱 친근한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인의 놀라운 경제성장에 대해서 놀라워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오르반 총리는 박 대통령에게 동해(Mer de Coree)와 독도(Chian SanTau), 울릉도(Fang Ling Tau)가 표기된 1750년대 한반도 고지도를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이 지도는 18세기 프랑스의 유명 지도 제작자인 벨랑이 만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게 금속공예가 배창숙씨가 제작한 칠보장식 접시를 선물했다. 놋쇠 위에 나비와 달개비 문양을 칠보로 장식한 접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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